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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녹음한 소리를 넓게 펼치고 싶을 때 — 하스 효과와 모노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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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리프를 한 번 녹음했습니다. 팬을 가운데 두면 보컬과 겹치고, 한쪽으로 보내면 믹스가 기울어요. 같은 리프를 한 번 더 쳐서 좌우로 나누면 좋겠지만, 연주자는 이미 집에 갔습니다. 그래서 트랙을 복사해서 하나는 왼쪽, 하나는 오른쪽에 두고 한쪽만 15ms쯤 늦춰봅니다. 순간 기타가 스피커 밖까지 퍼지는 것처럼 넓어져요. 이 정도면 됐다 싶어서 다음 트랙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며칠 뒤 모노 버튼을 눌러보면 그 기타가 이상합니다. 소리가 얇아지고, 속이 빈 깡통 같은 울림이 붙어 있어요. 어떤 곡에서는 아예 뒤로 숨어버립니다. 여기서 쓴 방법이 하스 효과(Haas effect) 입니다. 귀가 소리의 방향을 정하는 방식을 이용한 기술이라 효과가 확실한 대신, 부작용도 분명해요. ① 먼저 도착한 소리가 방향을 정한다 👂 방 안에서 누가 말을 하면 그 목소리는 입에서 바로 오는 소리와, 벽·천장·바닥에 부딪혀 조금 늦게 오는 소리가 섞여서 귀에 들어옵니다. 반사음은 사방에서 오는데도 우리는 목소리가 입 쪽에서 난다고 느껴요. 처음 도착한 소리 쪽으로 방향을 잡고, 뒤따라온 소리는 그 소리의 일부로 묶어서 듣기 때문 입니다. 이걸 선행음 효과(precedence effect) 라고 합니다. 이 현상을 정리한 사람은 여럿입니다. 🔹 로타어 크레머(1948) — 독일의 음향학자로, 실내 음향 책에서 이 현상을 「제1파면의 법칙」이라고 불렀습니다 🔹 월락·뉴먼·로젠츠바이크(1949) — 미국 심리학 학술지에 실험 결과를 내면서 「precedence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 헬무트 하스(1949·1951) — 독일 괴팅겐 대학교 박사논문(1949)에서 반사음 하나가 말소리를 알아듣는 데 주는 영향을 연구했고, 1951년 학술지 『Acustica』에 발표했습니다. 1972년에는 미국 오디오 공학회(AES) 저널에 영어 번역이 실렸고, 녹음·음향 쪽에서는 지금도 하스 효과 라는 이름을 많이 써요 하스의 실험은 이랬습니다. 듣는 ...

기타 커팅 하나로 50년 — 나일 로저스, 시크부터 「Get Lucky」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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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 뉴욕의 일렉트릭 레이디 스튜디오. 다프트 펑크가 만들어 둔 데모를 들은 기타리스트가 부탁을 하나 합니다. 드럼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꺼 달라고요. 그리고 그 위에서 기타 파트를 새로 짜기 시작했습니다. 다프트 펑크 두 멤버의 얼굴이 밝아질 때까지 이것저것 쳐 봤고, 결국 베이스는 그 기타에 맞춰 다시 녹음됐어요. 기타리스트의 말로는 「나머지 사람들이 전부 내 연주에 맞춰 다시 쳤다」 고 합니다. 이 기타리스트가 나일 로저스입니다. 그 곡 「Get Lucky」는 2014년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상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가 처음 차트 1위에 오른 건 그보다 35년쯤 전, 디스코 밴드 시크(Chic)의 기타리스트일 때였습니다. 디스코에서 록과 팝, 일렉트로닉과 R&B까지 장르가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 그는 거의 같은 기타 한 대로 히트곡을 만들어 왔습니다. ▶ Daft Punk - Get Lucky — 나일 로저스의 기타에 맞춰 나머지 파트가 다시 녹음된 곡 ① 「세서미 스트리트」 투어에서 만난 베이시스트 🎸 나일 로저스는 1952년 뉴욕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서 태어났습니다. 플루트와 클라리넷을 먼저 배웠고, 기타는 열여섯 살에 잡았어요. 그 뒤 라틴, 재즈, 부갈루 밴드 등을 두루 거쳤습니다. 1970년,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무대 공연 투어에서 연주하던 그는 베이시스트 버나드 에드워즈 를 만납니다. 두 사람은 빅 애플 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1973년 잭슨 파이브의 미국 투어 오프닝 무대에도 섰어요. 그런데 같은 이름을 단 다른 음반이 히트하는 바람에 1977년 이름을 바꿉니다. 그게 시크 예요. 데뷔 앨범(1977)에서 먼저 뜬 곡은 「Dance, Dance, Dance (Yowsah, Yowsah, Yowsah)」였습니다. 시크라는 이름으로 처음 녹음한 곡은 같은 앨범의 「Everybody Dance」예요. ▶ Chic - Dance, Dance, Dance — 시크를 알린 첫 히트곡 ...

코드 하나를 오래 끌어야 하는데 클리셰는 질릴 때 — 페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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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가 C 하나로 네 마디입니다. 그대로 두면 지루해서 C 안의 음 하나를 반음씩 움직여 봅니다.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다음 곡에서도, 그다음 곡에서도 같은 자리에 같은 움직임이 들어가 있습니다. 얼마 전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코드 하나를 길게 끌 때마다 클리셰를 넣다 보니 곡마다 똑같이 들리는데, 다른 방법은 없느냐는 질문이었어요. 방법이 있습니다. 클리셰가 코드는 그대로 두고 그 안의 음 하나를 움직이는 것 이라면, 이번에는 거꾸로 갑니다. 음 하나를 그대로 두고 코드를 움직이는 것. 이걸 페달 포인트라고 부릅니다. ① 한 음은 붙잡고, 코드는 바꾼다 🎹 페달 포인트(pedal point)는 한 음을 계속 울리는 동안 다른 성부의 화음이 바뀌는 기법입니다. 줄여서 그냥 「페달」이라고도 하고, 그 음을 「페달 음」이라고 합니다. 이름은 파이프 오르간에서 왔습니다. Wikipedia의 페달 포인트 항목에 따르면, 오르간은 음을 끝없이 끌 수 있고, 그런 긴 음을 발로 밟는 페달 건반으로 치는 경우가 많아서 붙은 이름입니다. 오르간의 페달 건반. 손으로 코드를 바꾸는 동안 발로 낮은 음 하나를 계속 밟고 있을 수 있습니다 / 출처: Elflin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라인 클리셰와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라인 클리셰 — 코드는 하나. 그 안의 음 하나가 반음씩 움직입니다 🔹 페달 포인트 — 음 하나가 고정. 그 위나 아래, 또는 사이에서 코드가 바뀝니다 페달은 코드가 실제로 바뀌는데도, 고정된 음 하나가 그걸 한 덩어리로 묶어 줍니다. 고정하는 음은 어디에 둬도 됩니다. 🔹 베이스 페달 — 맨 아래 음을 묶습니다.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 상성부 페달 — 맨 위 음을 묶습니다. 영어로는 inverted pedal(뒤집힌 페달)이라고 합니다 🔹 안쪽 페달 — 위아래 사이의 음을 묶습니다. 영어로는 internal pedal이라고 합니다 Wikiped...

스트링을 넣었는데 패드처럼 들릴 때 — 현악 4성부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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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후렴에 스트링을 깔고 싶어서 스트링 섹션 패치를 하나 불러왔습니다. 피아노에서 치던 코드를 그대로 복사해 붙였어요. 소리는 분명 현악기인데 어딘가 신스 패드 같습니다. 화음이 한 덩어리로 뭉개지고, 멜로디를 받쳐 주는 느낌도 없어요. 영화 음악이나 잘 만든 발라드에서 듣던 스트링은 여러 줄이 따로 움직이는 게 들리는데 말이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실제 현악 합주에서는 악기 하나가 코드를 통째로 맡지 않습니다. 제1바이올린,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가 각자 한 줄씩 맡고, 그 줄들이 모여서 화음이 돼요. 그래서 스트링 편곡의 첫 단계는 코드를 성부로 나누는 일 입니다. 누가 어느 음을 맡을지, 그 음이 그 악기에게 편한 자리인지부터 정하면 됩니다. ① 현악기 다섯 파트 — 누가 어디까지 내나 🎻 현악 합주(스트링 섹션)는 보통 다섯 파트로 나뉩니다. 악기는 네 종류인데 바이올린을 두 파트로 나눠 쓰기 때문이에요. 🔹 제1·제2 바이올린 — 개방현은 아래부터 G3·D4·A4·E5. 가장 낮은 음은 가운데 도 바로 아래의 솔(G3)입니다. 위로는 E7 정도를 오케스트라 파트의 현실적인 한계로 봅니다 🔹 비올라 — 몸통은 바이올린보다 조금 크고, 줄은 5도 낮게 맞춥니다. 개방현은 C3·G3·D4·A4. 바이올린이 못 내는 G3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어서 안쪽 성부에 잘 맞습니다 🔹 첼로 — 비올라보다 정확히 한 옥타브 낮게 조율합니다. 개방현은 C2·G2·D3·A3. 합주에서는 주로 베이스를 맡지만, 높은 음역으로 올라가 멜로디를 맡기도 합니다 🔹 콘트라베이스 — 혼자만 4도 간격으로 조율합니다. 개방현은 E1·A1·D2·G2로 베이스 기타와 같아요. 프로 오케스트라 연주자는 맨 아래 줄을 C1까지 늘리는 C 익스텐션을 단 악기를 많이 씁니다. 그리고 악보보다 한 옥타브 낮게 울립니다. 악보에 C3라고 적혀 있으면 실제 소리는 C2예요 그림의 연한 막대는 낼 수 있는 음역, 진한 막대는 편하게 쓰는 음역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