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주자에서 『Thriller』까지 — 프로듀서 퀸시 존스가 한 일
『Thriller』의 크레딧을 펼쳐 보면 작곡가 이름이 여럿 나옵니다. 마이클 잭슨이 네 곡, 영국 출신 작곡가 로드 템퍼턴이 세 곡, 토토의 키보디스트 스티브 포카로가 한 곡. 그런데 아홉 곡 전부에 빠짐없이 들어간 이름은 하나뿐입니다. Produced by Quincy Jones. 곡을 다 쓴 것도, 노래를 부른 것도 아니고, 콘솔 앞에 앉은 사람도 따로 있었습니다. 그럼 이 사람은 무엇을 했던 걸까요. 2024년 11월 3일, 퀸시 존스는 로스앤젤레스 벨에어의 자택에서 91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AP 통신은 그가 70년 넘는 활동 동안 그래미 후보에 80번 올라 28번 상을 받았다고 전했어요. 그 긴 이력을 프로듀서가 실제로 하는 일 이라는 눈으로 다시 따라가 봤습니다. ▶ Michael Jackson - Human Nature — 퀸시 존스가 우연히 건져 올린 곡 ① 시애틀의 트럼펫 소년 🎺 퀸시 존스는 1933년 시카고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 뒤 시애틀로 옮겨 자랐습니다. 열네 살에 지역 밴드에 들어가 트럼펫을 불었고, 이 무렵 플로리다에서 올라온 열여섯 살 피아니스트를 만납니다. 아직 무명이던 레이 찰스 예요.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 반세기 넘게 이어집니다. 보스턴의 음악 학교(지금의 버클리 음대)를 거쳐 1953년 스무 살에는 라이어널 햄프턴 악단과 유럽 투어를 돕니다. 연주자로 시작했지만 점점 더 많이 맡게 된 건 편곡 , 그러니까 악단의 각 파트가 무엇을 연주할지 악보로 짜는 일이었어요. ▶ Lionel Hampton - Flying Home — 퀸시 존스가 스무 살에 유럽 투어를 함께 돈 악단의 대표곡 1957년에는 파리로 건너가 나디아 불랑제 와 올리비에 메시앙에게 배우고, 바클레이 레코드의 음악 감독을 맡습니다. 1960년에는 자기 빅밴드를 꾸려 뮤지컬 『Free and Easy』의 음악 감독으로 유럽을 돌았지만, 예산을 잘못 짜 큰 손해를 보고 밴드를 해체해요. 음악만 좋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몸으로 배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