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피씨 샘플 3주 사용기, 솔직한 후기

오랫동안 빈티지 엠피씨들을 이것저것 써왔습니다. 그만큼 애착도 큰데, 지금 메인으로 쓰는 라이브2는 스펙은 확실히 좋지만 쓰면 쓸수록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엠피씨 특유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조작감, 몸으로 만드는 감각이 예전만큼 살아있지 않다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엠피씨60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번 신제품 소식을 듣고 기대를 꽤 크게 걸었습니다.

몇 주 써보고 든 솔직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① 오래 기다린 이유 — 엠피씨60이라는 이름 🎛️

엠피씨 샘플이 처음 공개됐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스펙보다 생김새였습니다. 회색 톤 배색, 각진 프로필, 파라메터 페이더, 패딩 손목받침대까지 — 1988년 나온 엠피씨60을 그대로 축소해놓은 모양이었습니다. 보자마자 반가웠고, 그만큼 기대도 컸습니다.

② 구하기부터 쉽지 않았다 📦

재고가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겨우 구했습니다. 그만큼 화제성도 있었던 것 같고, 어렵게 손에 넣고 나니 애착이 더 갔습니다.

③ 써보니 아쉬웠던 점들 ⚠️

결론부터 말하면, 이 기계로 어떤 결과물을 완성한다는 관점에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엠피씨3000이나 60처럼 "이 기계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끝장 본다"는 식으로 쓰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몇 가지가 계속 발목을 잡았습니다.

🔹 트랙별 이펙트 적용이 안 된다는 점

가장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패드마다, 트랙마다 다른 이펙트를 걸고 싶은데 그게 안 됩니다. 마스터에 걸리는 이펙트 하나를 여러 트랙이 같이 써야 하다 보니, 원하는 조합을 만들기가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 메뉴다이빙이 늘어난다는 점

작은 기기에 이거저거 넣으려다 보니, 뭔가 하나 하려 할 때마다 Shift를 거치고 단계를 더 밟아야 하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오리지널 60이나 3000, 2000XL처럼 버튼이 다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던 기체에 익숙해서인지, 이 부분이 유독 크게 느껴졌습니다.

④ 패드 느낌만큼은, 아마 취향 차이인 것 같습니다 🤔

패드 느낌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진짜 빈티지 기체들의 패드 무게감과 타건감을 오래 겪어온 입장에서 비교하다 보니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변이나 다른 사용자 반응을 보면, 오히려 이 크기치고 반응이 좋다며 만족하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그래서 이건 기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취향 차이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⑤ 그래도 이런 용도로는 최고입니다 ✅

다만 이걸 완성작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디어뱅크나 노트패드처럼 쓴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순간적으로 떠오른 걸 붙잡아 샘플을 촙하고 시퀀스 몇 마디를 짜보는 용도로는 굉장히 쾌적합니다. 엠피씨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의 입문기로도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⑥ SP-404 MKII·EP-133 KO II와 비교하면 ⚖️

가격대가 비슷한 포터블 샘플러 중에서 고른다면,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EP-133 KO II는 아직 안 써봤습니다. 내구성 이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당분간은 손이 안 갈 것 같습니다.

SP-404 MKII는 실제로 3개월 정도 써봤습니다. 이펙트 퀄리티 자체는 정말 좋고 기기로서 매력도 확실히 있는데, 저한테는 조작이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아서 결국 3개월 만에 팔았습니다. 셋 중 하나를 다시 산다면, 저는 엠피씨 샘플을 살 것 같습니다.

⑦ Q&A 💬

Q. 엠피씨를 처음 사는 사람한테 추천하시나요?

A. 네. 오히려 이런 분들에게 더 잘 맞는 기계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트랙 구조나 플러그인 없이, 패드를 두드리며 샘플링과 시퀀싱의 기본기를 몸으로 익히기에 좋습니다.

Q. 이미 엠피씨 라이브나 XL을 쓰고 있다면요?

A. 메인 작업기를 대체할 용도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동 중이나 잠깐 시간 날 때 아이디어를 붙잡는 보조 기계로는 확실히 값어치를 합니다.

Q. SP-404 MKII, EP-133 KO II 중 뭘 사야 하나요?

A. 이펙트 위주로 즉흥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면 SP-404 MKII가, 엠피씨 특유의 패드 조작과 시퀀싱에 익숙한 분이라면 엠피씨 샘플이 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EP-133 KO II는 아직 직접 써보지 않아 판단은 유보하겠습니다.

오늘 내용을 한 줄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완성작을 뽑는 기계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붙잡는 스케치패드로 보면 값어치를 제대로 뽑을 수 있습니다."

엠피씨 샘플, 써보신 분 계신가요? 어떻게 쓰고 계신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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