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지금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 — 2026년 8월 현재
AI 음악 이야기는 대개 두 갈래로 흐릅니다. "이제 작곡가는 끝났다" 아니면 "그래봤자 사람을 못 이긴다".
그런데 지난 1년 사이, 이 논쟁과는 별개로 실제 일이 상당히 많이 벌어졌습니다. 소송이 줄줄이 합의로 끝났고, 그 합의가 새로운 소송을 낳았고, 유럽 법원에서는 정반대 결론이 나왔고, 플랫폼들은 정책을 계속 바꾸고 있습니다.
오늘은 의견을 빼고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만 정리하겠습니다. 2026년 8월 기준이고, 이 분야는 몇 달 만에 상황이 뒤집히니 읽으실 때 시점을 감안해 주세요.
미리 밝혀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는 변호사가 아니고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공개된 판결과 보도를 정리한 읽을거리로 봐주세요.
① 숫자로 보는 현황 📊
먼저 규모부터 봅시다. 감이 잘 안 오는 영역이라 숫자가 도움이 됩니다.
🔹 스트리밍 플랫폼에 들어오는 곡 중 얼마나 AI인가
프랑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데저(Deezer)가 자사 유입량을 주기적으로 공개해 왔습니다. 흐름이 그대로 보입니다.
2025년 6월 — 하루 약 3만 곡, 유입의 28%
2026년 1월 — 하루 약 6만 곡, 39%
2026년 4월 — 하루 약 7만 5천 곡, 44%
그리고 2026년 7월, 데저는 AI 생성곡이 하루 유입량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발표했습니다. 6월 한 달 평균이 하루 약 9만 곡이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 AI가 만든 곡이 사람이 만든 곡보다 많이 올라온 첫 사례입니다.
🔹 그런데 듣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여기가 중요합니다. 데저 기준으로 AI 생성곡의 재생 비중은 전체 스트리밍의 1~3% 수준입니다. 그마저도 데저는 약 85%를 부정 재생으로 판단해 정산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이 곡들이 사람에게 들리려고 올라온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정산을 노리고 자동으로 재생을 만들어내는 용도로 대량 업로드되고 있다는 거죠.
📌 그래서 "AI가 음악 시장을 점령했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업로드 비중과 청취 비중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의 상당 부분은 창작의 대체라기보다 정산 시스템을 노린 대량 생산에 가깝습니다. 이 둘을 섞어 놓으면 상황을 잘못 읽게 됩니다.
② 소송은 어떻게 끝나가고 있나 — 합의의 해 ⚖️
2024년에 시작된 메이저 레이블들의 소송은 지난 1년 사이 크게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 무엇을 두고 싸웠나
쟁점은 단순합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정당하게 확보된 것인가. 레이블 측은 자사 음원이 허락 없이 학습에 쓰였다고 주장했고, AI 기업 측은 학습이 저작권 예외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맞섰습니다.
🔹 합의로 끝난 것들
2025년 10월 — 유니버설 뮤직 그룹이 AI 음악 서비스 유디오(Udio)와 합의했습니다. 합의로만 끝난 게 아니라 라이선스 계약까지 맺었어요. 정식 허락을 받은 AI 음악 플랫폼을 2026년에 내놓겠다는 내용입니다.
2025년 11월 — 워너 뮤직 그룹도 유디오와 합의했고, 뒤이어 수노(Suno)와도 합의하며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수노는 2026년에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새 모델을 내놓고 기존 모델은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아직 안 끝난 것들
소니 뮤직은 두 회사 모두와 여전히 법정에 있습니다. 유니버설도 수노를 상대로는 소송을 계속하고 있고요.
그리고 남은 쪽 싸움의 규모가 커졌습니다. 2026년 5월, 소니와 유니버설은 수노를 상대로 한 보스턴 소송에서 대상 녹음을 560곡에서 61,026곡으로 늘려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증거개시 과정에서 수노가 자사 음원을 대규모로 학습했다는 정황이 나왔다는 이유였어요. 이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법정 손해배상액이 90억 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다만 같은 방식이 다른 법정에서는 막혔습니다. 뉴욕 법원은 소니가 유디오를 상대로 낸 비슷한 확대 신청(30,442곡)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2026년 7월 수노는 이 결정을 보스턴 법원에 참고 자료로 제출했습니다. 소니는 같은 달 유디오를 상대로 30,117곡을 새로 걸어 별도 소송을 냈고요.
⚠️ 여기서 나오는 90억 달러는 확정된 배상액이 아니라, 신청이 받아들여졌을 때의 법정 손해배상 상한을 단순 계산한 숫자입니다. 재판 일정도 아직 안 잡혔습니다.
🔹 이 흐름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어제까지 법정에서 싸우던 쪽이 손을 잡은 겁니다. 표면적으로는 산업이 타협점을 찾은 것처럼 보이죠.
다만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먼저 무단으로 학습해 서비스를 키운 다음, 규모가 커진 뒤에 돈으로 정리하는 것이 하나의 사업 방식이 돼버렸다는 지적이에요. 처음부터 허락을 받았다면 애초에 이 규모로 크지 못했을 테니까요.
이 지적이 타당한지는 판단이 갈리겠지만, 실제로 그런 순서로 진행된 건 사실입니다.
③ 합의가 새 분쟁을 낳았습니다 🎻
여기서 예상 밖의 일이 생깁니다.
레이블이 AI 기업과 합의하면서 자사가 보유한 음원을 학습용으로 제공하기로 했는데, 그 음원 안에는 세션 연주자들의 연주가 들어 있습니다.
미국 음악가 노동조합(AFM)이 이 점을 문제 삼아 유니버설과 워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조합원인 세션 연주자들의 녹음이 AI 학습용으로 제공됐는데, 그에 필요한 동의와 보상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 왜 이게 중요한가
지금까지 구도는 '권리자 대 AI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실연자 대 권리자' 구도가 생긴 겁니다.
음원 하나에는 여러 층의 권리가 겹쳐 있습니다. 작곡가, 작사가, 가수, 연주자, 그리고 음반사. 레이블이 가진 권리로 학습을 허락할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계약마다 다르고, 애초에 AI 학습 같은 걸 상정하지 않고 쓰인 계약이 대부분입니다.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겁니다. 그리고 이건 AI 기업이 합의로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에요.
④ 유럽에서는 다른 결론이 나왔습니다 🇩🇪
미국 쪽이 합의로 정리되던 것과 달리, 독일에서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2026년 7월 31일, 뮌헨 지방법원이 독일 음악저작권 관리단체 GEMA가 수노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GEMA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문제가 된 여섯 곡에 대해 학습 단계와 출력 결과 양쪽 모두에서 사용을 금지했고, 수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 이게 왜 의미가 있나
지금까지 이 분야는 대부분 합의로 끝나서, 법원이 실제로 어떻게 판단하는지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합의는 선례를 남기지 않으니까요.
이 판결은 학습 단계 자체를 문제 삼았습니다. 또 유럽과 미국은 저작권 예외 규정의 구조가 달라서, 같은 사안이 지역에 따라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된 셈입니다.
⚠️ 다만 이건 특정 여섯 곡에 대한 1심 판단이고, 상급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독일 법원의 판단이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되지도 않습니다.
⑤ 플랫폼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법정과 별개로, 실제로 음악이 유통되는 곳에서도 규칙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향이 서비스마다 다릅니다.
🔹 스포티파이 — 표시하되 차별하지 않는다, 에서 시작
2025년 9월에 정책을 손봤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였어요.
첫째, 표시 체계를 도입했습니다. 음악 업계 표준 규격을 써서, 보컬·연주·후반 작업 중 어디에 AI를 썼는지 크레딧에 밝힐 수 있게 했습니다. 2026년 4월부터는 이 표시를 청취자 화면에서 보여주는 시험도 시작했고요.
둘째, 스팸을 걸러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대량 업로드로 정산을 노리는 곡들이 대상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이 발표를 하면서 직전 1년간 스팸성 음원 7,500만 곡을 이미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표시 체계는 의무가 아니라 자율 신고입니다. 창작자나 유통사가 밝히면 크레딧에 반영되는 구조지, 안 밝혔다고 자동으로 걸리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삭제된 7,500만 곡은 AI를 썼기 때문이 아니라 스팸으로 판정됐기 때문입니다.
이때 스포티파이가 분명히 한 게 있습니다. AI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주지는 않는다는 거였어요. 문제 삼는 건 AI 자체가 아니라 스팸이라는 입장이었죠.
🔹 그런데 2026년 8월, 기조가 바뀌는 조짐이 있습니다
2026년 8월 들어, 스포티파이가 AI로 만들어진 아티스트 프로필에 표시를 붙이고 추천에서 기본적으로 제외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대량 생산된 저품질 곡을 겨냥한 조치로 알려져 있습니다.
표시만 하는 것과 추천에서 빼는 것은 실질적으로 큰 차이입니다. 스트리밍에서 추천에 안 걸린다는 건 사실상 없는 것과 비슷하니까요.
⚠️ 이건 아주 최근 움직임이라 최종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 데저 — 감지하고, 표시하고, 정산에서 뺀다
가장 적극적인 쪽입니다. 2025년 1월부터 자체 감지 도구를 돌리고 있고, 완전 AI 생성으로 판단되면 자동으로 표시를 붙입니다. 그리고 앞에서 본 것처럼 부정 재생으로 판단된 스트리밍은 정산에서 제외합니다.
또 청취자가 AI 곡을 걸러낼 수 있는 선택지도 제공합니다. 부분적으로 AI를 쓴 곡은 허용하되, 창작자가 그 사실을 밝히도록 요구하고요.
🔹 정리하면
방향은 대체로 금지가 아니라 표시와 분리입니다. AI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썼으면 밝히고, 대량 생산 스팸은 정산에서 빼겠다는 쪽이에요.
⑥ 곡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실제로 달라지는 것 🎹
여기까지가 현황이고, 그래서 실제로 무엇이 달라지는지 정리하겠습니다.
🔹 AI를 썼으면 밝히는 게 기본이 됩니다
표시 체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유통사에서도 관련 항목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밝히지 않았다가 나중에 감지되면 곡이 내려가거나 정산이 막힐 수 있으니, 처음부터 정확히 기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어디에 썼는지'가 구분됩니다
전부 AI로 만든 것과, 마스터링에만 AI 도구를 쓴 것과, 가사를 다듬는 데 쓴 것은 다르게 취급됩니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표시 체계도 보컬·연주·후반 작업을 나눠서 적게 돼 있어요. 뭉뚱그려 "AI 안 썼다"고 하기보다 정확히 구분해 적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학습 데이터의 출처가 서비스 선택 기준이 됩니다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모델과 그렇지 않은 모델이 나뉘고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발매할 곡이라면, 쓰는 도구가 어디서 배운 것인지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서비스 약관에서 결과물의 상업적 이용 범위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 대량 업로드는 이제 손해입니다
정산을 노린 대량 생산은 감지 대상이 됐고, 정산에서 빠지고, 계정에도 위험이 됩니다. 몇 년 전에 통하던 방식이 지금은 통하지 않습니다.
⑦ Q&A 💬
Q. AI로 만든 곡을 스트리밍에 올려도 되나요?
A.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금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AI 사용 사실을 밝히는 것이 요구되고, 감지되면 표시가 붙습니다. 그리고 대량 업로드는 스팸으로 처리됩니다. 규칙은 서비스마다 다르고 자주 바뀌니, 올리기 전에 해당 유통사와 플랫폼의 최신 정책을 확인하세요.
Q. AI가 만든 곡에 저작권이 있나요?
A. 나라마다 다르고, 아직 정리되는 중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사람의 창작적 기여가 얼마나 있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프롬프트만 입력해서 나온 결과물은 보호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여러 곳에서 나왔고, 사람이 상당한 편집과 편곡을 더한 경우는 다르게 봅니다. 이 부분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Q. 학습에 내 곡이 쓰였는지 알 수 있나요?
A. 현재로서는 개인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송이 벌어진 것이기도 하고요. 다만 라이선스 계약이 늘면서, 앞으로는 권리자 단체를 통해 확인하고 보상받는 경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Q. 마스터링이나 믹싱에 AI 도구를 쓰는 것도 문제가 되나요?
A. 지금 논의되는 학습 데이터 문제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다만 표시 체계에서는 후반 작업에 AI를 썼는지도 항목으로 두고 있으니, 밝히라고 하면 밝히면 됩니다. 이건 감출 일이 아니고, 이미 널리 쓰이는 도구입니다.
Q. 이 상황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요?
A. 예측은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의 흐름을 보면 두 갈래가 보입니다.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서비스와 그렇지 않은 서비스로 나뉘는 흐름이 하나, 그리고 표시와 정산 분리가 표준이 되는 흐름이 하나입니다. 다만 실연자 권리 문제와 지역별 판결 차이는 아직 어디로 갈지 모릅니다.
Q. 왜 이렇게 상황이 자주 바뀌나요?
A. 기술이 법보다 빨라서입니다. 지금 적용되는 저작권법 대부분이 AI 학습이라는 걸 상정하지 않고 만들어졌거든요. 그래서 기존 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두고 계속 판단이 갈리고, 그 사이에 산업은 계약으로 먼저 정리하려 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지금 뭘 하면 되나요?
A.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AI를 썼으면 정확히 밝히기, 상업 발매할 곡에는 결과물 이용 범위가 명확한 서비스 쓰기, 그리고 정책이 바뀌니 반년에 한 번쯤 확인하기. 나머지는 지켜보면 됩니다.
마무리
오늘 내용을 한 줄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의 상당 부분은 창작의 대체가 아니라 정산을 노린 대량 생산이고, 업계는 금지가 아니라 표시와 분리 쪽으로 가고 있다."
여러분은 작업에 AI 도구를 쓰시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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