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스 노브가 무서운 당신에게 — 오실레이터·필터·엔벨로프·LFO
프리셋은 곧잘 고릅니다. 마음에 드는 소리를 찾을 때까지 화살표를 내리는 건 어렵지 않죠.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어두웠으면", "이 소리가 좀 더 천천히 열렸으면" 싶은 순간, 화면 가득한 노브 앞에서 손이 멈춥니다.
그런데 그 노브들, 하는 일로 묶으면 딱 네 덩어리입니다. 신스가 어떤 제품이든, 화면이 아무리 복잡해 보여도 구조는 같아요. 오늘은 그 네 덩어리의 역할과 순서를 잡고, 많은 분이 정확히 여기서 막히는 필터 엔벨로프까지 끝냅니다.
① 노브가 아무리 많아도 결국 네 덩어리 🎛️
신스 화면이 무섭게 느껴지는 건 노브가 많아서가 아니라 순서가 안 보여서입니다. 순서만 잡히면 노브 개수는 상관없어집니다.
소리는 이 길을 따라 흐릅니다.
오실레이터 → 필터 → 앰프
오실레이터가 소리를 만들고, 필터가 그 소리를 깎고, 앰프가 음량을 결정해 내보냅니다. 딱 세 칸짜리 컨베이어 벨트예요.
다만 이 세 칸만 있으면 소리는 죽어 있습니다. 건반을 누르면 똑같은 소리가 똑같은 크기로 계속 나오고, 떼면 뚝 끊기죠. 실제 악기는 그렇게 소리 내지 않습니다. 피아노는 치는 순간 밝게 터졌다가 서서히 어두워지고, 바이올린은 활을 긋는 동안 음이 미세하게 흔들립니다.
여기서 컨베이어 벨트 옆에 조종사 둘이 붙습니다.
🔹 엔벨로프 — 한 번 눌렀을 때의 일생을 그린다
건반을 누른 순간부터 뗀 뒤 사라질 때까지, 값이 어떻게 변할지를 그립니다. 한 번 지나가고 끝나는 그래프예요.
🔹 LFO — 계속 왔다 갔다 반복한다
느린 속도로 값을 위아래로 흔듭니다. 끝나지 않고 계속 돌아가는 그래프죠.
이 둘이 무엇을 조종하느냐가 신스 소리의 거의 전부입니다. 필터의 밝기를 조종하면 소리가 열리고 닫히고, 앰프의 음량을 조종하면 소리가 차오르고 사그라들고, 오실레이터의 음정을 조종하면 비브라토가 됩니다.
📌 이 구조에 이름이 있습니다
지금 설명한 방식을 감산합성(subtractive synthesis)이라고 부릅니다. 배음이 잔뜩 든 재료를 만들어 놓고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는(빼는) 방식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세상에 나온 신스의 절대다수가 이 구조이고, 다른 방식의 신스들도 대개 필터와 엔벨로프 부분은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그래서 오늘 내용 하나면 화면이 달라져도 길을 잃지 않습니다.
② 오실레이터 — 소리의 재료 🌊
오실레이터(oscillator)는 소리의 원재료인 파형을 만듭니다. 요리로 치면 아직 아무것도 안 한 생재료예요.
여기서 딱 하나만 알고 가면 나머지가 다 풀립니다. 바로 배음입니다.
🔹 배음이 뭔가요
어떤 악기가 '라' 음을 내면, 실제로는 그 라 음 하나만 울리는 게 아닙니다. 그 위로 정수배 높이의 소리들이 함께 겹쳐 울려요. 이 덧붙는 성분을 배음(harmonics)이라고 합니다.
배음이 많으면 밝고 화려하고 거칠게, 적으면 어둡고 부드럽고 순하게 들립니다. 음정은 똑같은데 음색이 달라지는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피아노와 플루트가 같은 음을 내도 다르게 들리는 건 배음 구성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파형은 이 배음이 얼마나, 어떻게 들어 있느냐로 성격이 갈립니다.
🔹 톱니파 (sawtooth)
모든 배음이 다 들어 있어 가장 밝고 두툼합니다. 깎아낼 재료가 많다는 뜻이라, 필터로 만들 수 있는 소리의 폭이 제일 넓어요. 고민되면 톱니파부터 놓으세요. 리드, 베이스, 브라스, 스트링 계열까지 거의 다 여기서 출발합니다.
🔹 사각파 (square / pulse)
홀수 배음만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속이 살짝 빈 듯한, 통 안에서 나는 것 같은 소리가 나요. 8비트 게임 음악, 클라리넷 비슷한 목관 느낌, 레트로한 리드에 잘 맞습니다. 파형의 폭을 조절하는 노브(펄스 폭, PW)가 붙어 있으면 그걸 움직여 보세요. 얇았다 두툼했다 성격이 확 변합니다.
🔹 삼각파 (triangle)
사각파와 같은 홀수 배음이지만 위쪽이 훨씬 빨리 사그라들어 순한 소리가 납니다. 사인파보다는 살짝 있고 사각파보다는 훨씬 얌전한, 중간쯤이라고 보면 돼요. 부드러운 벨이나 피리 같은 소리에 씁니다.
🔹 사인파 (sine)
배음이 아예 없는 순수한 음 하나입니다. 밋밋하지만 그래서 쓸 데가 명확해요. 서브베이스가 대표적입니다. 곡의 맨 아래를 채울 때는 배음이 없는 편이 오히려 깔끔합니다. 다른 소리를 방해하지 않거든요.
🔹 노이즈 (noise)
음정 없이 '쉬-' 하는 잡음입니다. 소리라기보다 재료에 가까워요. 스네어나 하이햇 같은 타악기를 만들 때, 또는 소리가 시작하는 첫 순간에 살짝 섞어서 바람 소리 같은 질감을 더할 때 씁니다.
🔹 오실레이터를 두 개 이상 쓸 때 — 디튠과 유니즌
대부분의 신스는 오실레이터를 두세 개 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쓰는 두 가지가 있어요.
디튠(detune)은 오실레이터끼리 음정을 아주 조금 어긋나게 하는 것입니다. 완전히 같은 음이면 하나로 합쳐져 들리지만, 미세하게 어긋나면 서로 간섭하면서 소리가 천천히 넘실댑니다. 두툼해지고 살아 있는 느낌이 나요. 다만 과하면 음정이 흐려지니, 처음엔 아주 조금만 돌리는 게 좋습니다.
유니즌(unison)은 아예 같은 오실레이터를 여러 겹 복제해 각각 조금씩 디튠하는 기능입니다. EDM의 그 거대한 리드 소리가 대개 이겁니다. 대신 겹칠수록 CPU를 많이 먹고 저역이 뭉개지니, 베이스에는 겹수를 줄이는 편이 안전합니다.
옥타브(octave 또는 coarse)로 한 오실레이터만 한 옥타브 내리면 아래가 단단해지고, 올리면 위가 반짝입니다. 이 두 개만 조합해도 소리 두께가 꽤 달라집니다.
③ 필터 — 소리의 밝기 🔦
오실레이터가 만든 재료에서 특정 주파수를 깎아내는 곳입니다. 감산합성의 심장이에요.
🔹 필터 종류는 세 개만 알면 됩니다
로우패스(LPF)는 낮은 음을 통과시키고 높은 음을 깎습니다. 소리가 어두워지죠. 신스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쓰는 필터라, 그냥 '필터'라고 하면 보통 이걸 가리킵니다.
하이패스(HPF)는 반대로 낮은 음을 깎습니다. 소리가 얇고 가벼워져요. 다른 악기와 부딪히는 저역을 치울 때 씁니다.
밴드패스(BPF)는 위아래를 다 깎고 가운데 대역만 남깁니다. 낡은 라디오나 전화기에서 나오는 것 같은 소리가 나요.
🔹 노브는 두 개면 충분합니다
컷오프(cutoff)는 어디서부터 깎을지를 정하는 밝기 손잡이입니다. 로우패스에서 컷오프를 내리면 높은 배음부터 차례로 사라져 소리가 어두워지고, 올리면 다시 밝아집니다. 신스를 만지는 시간의 절반은 이 노브 위에서 보내게 될 겁니다.
레조넌스(resonance)는 컷오프 지점 바로 근처를 오히려 도드라지게 부풀립니다. 깎이는 경계선 부분만 튀어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컷오프를 움직이면 '삐융' 하고 훑고 지나가는 특유의 색이 붙습니다. 살짝만 올리면 소리에 성격이 생기고, 많이 올리면 날카롭고 공격적이 됩니다.
📌 레조넌스를 끝까지 올리면
필터가 스스로 '삐-' 하고 울기 시작합니다. 이걸 셀프 오실레이션(자체 발진)이라고 해요. 신기하지만 소리가 갑자기 아주 커질 수 있어서 헤드폰을 쓰고 있다면 위험합니다. 처음 만질 때는 볼륨을 낮추고, 레조넌스는 3분의 1 지점 정도까지만 올려 색만 입히는 걸 권합니다.
🔹 슬로프 — 얼마나 가파르게 깎을까
필터 옆에 12dB, 24dB 같은 숫자가 보인다면 그건 얼마나 급격하게 깎느냐입니다. 정확히는 한 옥타브 올라갈 때마다 몇 dB씩 깎아내리는지를 뜻해요.
12dB는 완만해서 깎아도 위쪽 성분이 어느 정도 남습니다. 소리가 열려 있고 부드러워요. 24dB는 가팔라서 컷오프 위쪽이 확실히 잘려 나갑니다. 어둡고 두툼해지죠. 베이스는 24dB, 밝게 남기고 싶은 리드나 패드는 12dB로 시작하면 대체로 맞습니다.
신스마다 이 필터의 성격이 미묘하게 다른데, 그게 사실 각 신스의 '음색'을 만드는 큰 부분입니다. 무그가 24dB 래더 필터의 두툼한 소리로 유명한 것도 같은 이유예요.
🔹 EQ와 뭐가 다른가요
생김새는 닮았지만 결정적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EQ는 대개 한번 걸어두면 고정이지만, 신스의 필터는 시간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움직이는 필터'가 신스 소리의 생명입니다. 그리고 그걸 움직이는 장치가 바로 다음다음에 나올 필터 엔벨로프예요.
④ 엔벨로프 — 소리의 시간 ⏱️
건반을 누른 순간부터 뗀 뒤 사라질 때까지,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그리는 장치입니다. 글자를 따서 ADSR이라고 부릅니다.
🔹 A — 어택 (attack)
건반을 누른 뒤 최대치까지 올라가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짧으면 '탁' 하고 즉시 터지고, 길면 '스으-' 하고 서서히 차오릅니다. 타악기·피아노·베이스는 짧게, 패드·스트링은 길게.
🔹 D — 디케이 (decay)
최대치를 찍은 뒤 유지 레벨까지 내려오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 S — 서스테인 (sustain)
여기만 성격이 다릅니다. 시간이 아니라 레벨이에요. 건반을 누르고 있는 동안 유지되는 높이를 뜻합니다. 이걸 시간으로 착각하면 엔벨로프가 영영 이해되지 않으니, 여기서 확실히 잡고 가세요.
서스테인이 최대치면 누르고 있는 동안 계속 같은 크기로 납니다(오르간 같은 소리). 0이면 디케이가 끝나는 순간 소리가 사라져서, 계속 누르고 있어도 안 들립니다(피아노나 마림바 같은 소리).
🔹 R — 릴리즈 (release)
건반에서 손을 뗀 뒤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의 시간입니다. 짧으면 뚝 끊기고, 길면 여운이 남습니다.
🔹 대표적인 세 가지 설정
오르간·패드형 — 어택 중간, 디케이 상관없음, 서스테인 최대, 릴리즈 중간. 누르면 나고 떼면 사라지는 가장 단순한 형태입니다.
피아노·플럭형 — 어택 0, 디케이 중간, 서스테인 0, 릴리즈 짧게. 치면 터지고 알아서 사그라듭니다.
패드·스트링형 — 어택 길게, 서스테인 높게, 릴리즈 길게. 스르륵 차오르고 스르륵 사라집니다.
이 셋만 손에 익혀도 만들고 싶은 소리의 대부분은 이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 신스에는 엔벨로프가 보통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방금 본 음량(앰프) 엔벨로프. 다른 하나는 바로 다음에 볼 필터 엔벨로프입니다. 화면에 ADSR 세트가 두 벌 보인다면 그게 이 둘이에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신스를 살아 있게 만드는 건 두 번째 쪽입니다.
⑤ 필터 엔벨로프 — 신스가 살아 있게 들리는 이유 ⭐
많은 분이 정확히 여기서 막힙니다. 그런데 한 줄만 잡으면 끝나요.
음량 엔벨로프가 "얼마나 크게"를 그린다면, 필터 엔벨로프는 "얼마나 밝게"를 그립니다.
둘은 완전히 따로 놉니다. 소리가 커지는 것과 밝아지는 건 다른 일이거든요.
🔹 왜 이게 그렇게 중요한가
실제 악기를 떠올려 보세요. 피아노 건반을 세게 치면 처음엔 밝고 쨍한 소리가 나다가, 울림이 남아 있는 동안 점점 어두워지고 둥글어집니다. 기타 줄을 튕겨도 마찬가지고요. 음량만 줄어드는 게 아니라 음색도 같이 변합니다.
필터 엔벨로프가 없는 신스 소리가 가짜처럼 들리는 이유가 이겁니다. 크기만 변하고 밝기는 그대로니까요.
🔹 작동 원리 — 바닥과 높이
구조는 단순합니다.
필터의 컷오프 노브가 출발 바닥을 정합니다. 그리고 필터 엔벨로프가 그 바닥 위로 컷오프를 밀어 올립니다. 얼마나 밀어 올릴지는 Env Amount(엔벨로프 양, 신스에 따라 Env Amt, Depth, Contour 등으로 표기)라는 노브가 정하고요.
정리하면 건반을 누를 때 컷오프가 이렇게 움직입니다.
바닥 → 바닥 + Env Amount → (디케이) → 서스테인 위치 → (손 뗌) → 바닥으로 복귀
여기서 딱 하나만 기억하세요. Env Amount가 0이면 필터 엔벨로프는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ADSR을 아무리 열심히 그려도 소리가 안 변한다면 십중팔구 이 노브가 0이에요. 초보자가 제일 많이 겪는 상황입니다.
🔹 직접 만들어 보는 두 가지 소리
① 뚜웅- 하고 열리는 신스 (필터 스윕)
컷오프를 아주 낮게 내려 소리를 답답하게 만듭니다. Env Amount를 크게 올리고, 필터 엔벨로프의 어택을 중간쯤(0.5초 정도) 줍니다. 이제 건반을 누르면 소리가 어두운 데서 시작해 스르륵 밝아집니다. 신스 패드나 인트로에서 자주 듣는 그 소리예요.
② 통통 튀는 신스 베이스 (플럭)
컷오프를 낮게, Env Amount를 크게, 필터 엔벨로프의 어택을 0, 디케이를 짧게(0.2초 정도), 서스테인을 0으로 둡니다. 건반을 누르는 순간 확 밝아졌다가 즉시 어두워지죠. 이게 하우스·테크노·펑키 베이스의 기본형입니다. 여기서 디케이만 조금씩 늘려 보면 소리 성격이 계속 바뀌는 게 들립니다.
💡 감을 잡는 가장 빠른 방법
Env Amount를 최대로 올려두고, 컷오프 노브를 아주 천천히 좌우로 돌려 보세요. 어느 지점에서 소리가 확 살아나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 구간을 찾은 다음 디케이를 만지면, 두 노브가 어떻게 짝지어 움직이는지 몇 초 만에 이해됩니다.
📌 벨로시티를 걸면 훨씬 자연스러워집니다
필터 엔벨로프의 양을 건반을 누르는 세기(벨로시티)에 연결할 수 있는 신스가 많습니다. 이걸 걸면 세게 칠수록 밝아지고 약하게 칠수록 어두워져요. 실제 악기와 똑같은 반응이라, 이 하나만 걸어도 연주가 갑자기 사람처럼 들립니다. 화면에서 Velocity → Filter 또는 Vel Amount 같은 항목을 찾아보세요.
⑥ LFO — 소리의 움직임 🔁
LFO는 Low Frequency Oscillator, 우리말로 저주파 발진기입니다. 이름이 어렵지만 하는 일은 단순해요.
오실레이터와 똑같이 파형을 만드는데, 너무 느려서 소리로는 안 들립니다. 대신 그 느린 위아래 운동으로 다른 노브를 흔듭니다.
🔹 노브는 세 개입니다
레이트(rate / speed) — 얼마나 빨리 흔들지. 곡 템포에 맞추는 싱크 기능이 있으면 1/4, 1/8 같은 박자 단위로 맞출 수 있습니다. 리듬감 있는 움직임을 원하면 싱크를 켜세요.
뎁스(depth / amount) — 얼마나 크게 흔들지.
타깃(destination) — 무엇을 흔들지. 여기가 핵심입니다.
🔹 무엇을 흔드느냐로 이름이 달라집니다
음정을 흔들면 → 비브라토. 아주 살짝만 거세요. 조금만 과해도 취한 것처럼 들립니다.
음량을 흔들면 → 트레몰로. 소리가 규칙적으로 커졌다 작아집니다.
필터 컷오프를 흔들면 → 와우/필터 움직임. 소리가 계속 열렸다 닫혔다 하며 넘실댑니다. 신스 패드나 EDM의 그 꿈틀거리는 소리가 대개 이겁니다. LFO 용도 중 실전에서 제일 많이 쓰는 자리예요.
펄스 폭을 흔들면 → PWM. 사각파의 폭이 계속 변하면서 소리가 두툼하게 넘실댑니다. 옛날 신스의 스트링 소리에서 자주 들리는 질감입니다.
🔹 파형에 따라 움직임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사인이나 삼각파는 부드럽게 오르내리고, 사각파는 두 값 사이를 딱딱 오갑니다(트릴이나 게이트 효과). 톱니파는 서서히 올랐다가 뚝 떨어지고요. 랜덤(S&H)은 값이 무작위로 툭툭 튀는데, 예스러운 SF 효과음이나 아르페지오 위에 얹으면 재미있습니다.
💡 LFO는 소금입니다
없으면 밋밋하고 많으면 못 먹습니다. 처음 만질 때는 뎁스를 아주 낮게 두고, "어? 뭔가 살아 있네" 싶은 지점에서 멈추세요. 대놓고 흔들리는 게 들리기 시작하면 대개 이미 과한 겁니다.
⑦ 프리셋을 내 소리로 바꾸는 5분 루틴 🔧
처음부터 빈 화면에서 소리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프리셋에서 출발해 다섯 군데만 순서대로 만지는 게 훨씬 빠르고, 배우는 것도 많아요.
🔹 1단계 — 컷오프
가장 먼저 만지세요. 곡에 얹었을 때 답답하면 올리고, 튀면 내립니다. 이 노브 하나로 해결되는 문제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 2단계 — 음량 엔벨로프의 릴리즈
소리 꼬리가 곡을 지저분하게 만들고 있으면 줄이고, 뚝뚝 끊겨 허전하면 늘립니다. 특히 빠른 곡에서는 릴리즈가 긴 프리셋이 트랙을 뭉개는 주범입니다.
🔹 3단계 — 필터 엔벨로프의 디케이
소리가 정적이면 여기를 만집니다. 컷오프를 조금 내리고 Env Amount를 올린 다음 디케이를 조절하면, 같은 프리셋이 전혀 다른 성격이 됩니다.
🔹 4단계 — 오실레이터 옥타브
곡의 다른 악기와 부딪히면 한 옥타브 올리거나 내립니다. 믹싱으로 해결하려 애쓰기 전에 여기부터 보세요.
🔹 5단계 — 유니즌·디튠 양
베이스인데 저음이 흐리면 유니즌 겹수와 디튠을 줄입니다. 리드인데 얇으면 조금 늘립니다.
이 순서를 몇 번 반복하면, 프리셋을 열었을 때 "이건 필터 엔벨로프를 이렇게 걸었구나" 하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⑧ 흔한 실수 다섯 가지 ⚠️
🔹 컷오프를 최대로 열어두고 시작한다
밝은 게 좋은 소리 같지만, 곡에 얹으면 다른 악기와 부딪혀 전체가 지저분해집니다. 신스는 혼자 들을 때보다 살짝 어둡게 두는 편이 대개 맞습니다.
🔹 서스테인을 시간으로 안다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서스테인은 레벨이에요. 이걸 시간으로 생각하는 한 엔벨로프는 계속 헷갈립니다.
🔹 Env Amount가 0인 채로 ADSR을 만진다
필터 엔벨로프를 아무리 그려도 소리가 안 변한다면 이걸 확인하세요. 필터 쪽 ADSR과 Env Amount는 반드시 짝으로 움직입니다.
🔹 유니즌을 최대로 겹친다
두툼해 보이지만 저역이 뭉개지고 음정이 흐려집니다. 특히 베이스는 겹수를 줄이거나 아예 끄는 편이 단단합니다.
🔹 프리셋 이름만 보고 고른다
'Warm Pad'라는 이름과 실제로 필요한 소리는 별개입니다. 이름 대신 필터와 엔벨로프가 어떻게 걸려 있는지를 보세요. 그게 소리를 결정합니다.
⑨ Q&A 💬
Q. 신스마다 화면이 다 다른데 이 내용이 통하나요?
A. 통합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를 뿐이에요. OSC / VCO는 오실레이터, VCF / Filter는 필터, VCA / Amp는 앰프, ENV / EG는 엔벨로프입니다. 처음 보는 신스를 열면 이 네 덩어리를 화면에서 먼저 찾아보세요. 다 찾고 나면 낯섦이 절반은 사라집니다.
Q. 컷오프와 EQ, 어느 쪽으로 밝기를 조절해야 하나요?
A. 소리의 성격 자체를 정하는 단계라면 신스 안의 컷오프, 다른 악기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단계라면 EQ입니다. 순서로는 신스에서 먼저 만들고, 그래도 남는 문제를 EQ로 다듬는 쪽이 편합니다.
Q. 오실레이터는 몇 개까지 켜는 게 좋나요?
A. 둘이면 대부분 충분합니다. 하나는 기본, 하나는 한 옥타브 아래나 살짝 디튠. 셋 이상 켤 때는 각각이 왜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어야 소리가 지저분해지지 않습니다.
Q. 레조넌스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A. 정답은 없지만 시작점은 있습니다. 최대치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사이. 그 위로는 소리가 급격히 날카로워지고 음량도 갑자기 커지니, 볼륨을 낮춘 상태에서 조금씩 올려 보세요.
Q. 필터 엔벨로프와 LFO 중 뭘 먼저 배워야 하나요?
A. 필터 엔벨로프입니다. LFO는 없어도 곡이 되지만, 필터 엔벨로프가 없으면 소리가 계속 죽어 있습니다. 순서를 하나만 지킨다면 이걸 지키세요.
Q. 무료 신스로도 이 연습이 되나요?
A. 됩니다. 요즘 무료 신스 중에는 네 덩어리가 화면에 다 펼쳐져 있는 것들이 있어서, 오히려 배우기에 더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화면에 오실레이터·필터·엔벨로프·LFO가 한눈에 보이는 것을 고르세요.
Q. 만든 소리를 저장해두는 게 의미가 있나요?
A. 있습니다. 다만 '좋은 소리'를 모으기보다,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기억나는 소리를 모으는 편이 낫습니다. 몇 달 뒤에 열어봤을 때 구조가 읽히면 그게 자기 자산이 됩니다.
⑩ 오늘 할 일 ✍️
신스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1. 프리셋을 초기화하거나 가장 단순한 것을 연다 (Init, Basic, Default 같은 이름)
2. 오실레이터를 톱니파로 두고 건반을 눌러 소리를 확인한다
3. 사각파·삼각파·사인파로 차례로 바꿔가며 배음이 줄어드는 걸 귀로 듣는다
4. 톱니파로 돌아와 컷오프를 최대에서 최소까지 아주 천천히 돌려본다
5. 레조넌스를 3분의 1쯤 올리고 4번을 다시 한다 — '삐융' 하는 색이 붙는 걸 확인한다
6. 음량 엔벨로프에서 어택을 길게 줬다가 0으로, 릴리즈도 길게 줬다가 0으로 해본다
7. 서스테인을 0으로 두고 건반을 계속 누르고 있어 본다 — 소리가 사라지면 서스테인이 레벨이라는 걸 몸으로 이해한 것이다
8. 컷오프를 아주 낮게 내리고, 필터 엔벨로프의 Env Amount를 최대로 올린다
9. 필터 엔벨로프의 어택 0, 디케이 0.2초, 서스테인 0 — 통통 튀는 베이스가 나온다
10. 어택만 0.5초로 늘린다 — 스르륵 열리는 패드가 된다
11. LFO 하나를 필터 컷오프에 아주 약하게 걸어 본다
8번부터 10번이 오늘의 핵심입니다. 오실레이터도 안 바꿨고 음량 엔벨로프도 그대로인데 완전히 다른 악기처럼 들린다면, 필터 엔벨로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이해한 겁니다.
노브는 외우는 게 아니라 돌려보는 겁니다. 순서만 알면 나머지는 귀가 알려줍니다.
마무리
오늘 내용을 한 줄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신스의 노브는 재료·밝기·시간·움직임 네 덩어리이고, 소리를 살아 있게 만드는 건 밝기를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필터 엔벨로프다."
여러분은 프리셋을 그냥 쓰시나요, 손을 대시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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