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이 내 음량을 낮춘다 — LUFS와 라우드니스 정규화

마스터링을 끝내고 스트리밍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플레이리스트에서 앞뒤 곡이랑 같이 들으니 내 곡이 유독 작게 들려요. 혹은 반대로, 리미터로 꽉 눌러서 크게 만들어 올렸는데 막상 들어보니 남들보다 크지도 않고 소리만 답답합니다.

둘 다 같은 이유입니다. 플랫폼이 재생할 때 음량을 다시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스터에서 크게 만드는 일이 예전만큼 의미가 없어졌어요.

그럼 마지막 단계에서 뭘 해야 하고 뭘 안 해도 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플랫폼이 무엇을 보고 음량을 판단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거기서 시작하겠습니다.

① dB와 LUFS는 다른 걸 잽니다 📏

플랫폼이 보는 숫자는 우리가 DAW에서 늘 보던 그 숫자가 아닙니다.

DAW 미터에 뜨는 dBFS는 파형이 순간적으로 얼마나 높이 튀었는가를 재요. 피크값이죠. 문제는 피크가 사람이 느끼는 크기와 별로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피크가 똑같이 0dBFS인 두 곡이 있어도, 하나는 우렁차게 들리고 하나는 빈약하게 들릴 수 있어요. 순간적으로 튄 한 점이 같을 뿐, 평균적으로 얼마나 에너지가 차 있는지는 전혀 다르니까요.

LUFS는 그 대신 사람이 느끼는 크기를 재려고 만든 단위입니다. Loudness Units relative to Full Scale의 약자예요.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 일정 시간 동안 평균을 냅니다 — 순간이 아니라 구간의 에너지를 봅니다

🔹 주파수에 가중치를 줍니다 — 사람 귀는 중고역(2~5kHz 언저리)에 민감하고 저역에는 둔합니다. 그래서 측정 전에 필터를 걸어 귀의 특성을 흉내 냅니다. K-웨이팅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초저역만 잔뜩 들어찬 트랙은 피크 미터가 펄쩍 뛰어도 LUFS는 별로 안 올라갑니다. 반대로 중역이 꽉 찬 트랙은 피크가 낮아도 LUFS가 높게 나와요. 이게 실제 청감과 훨씬 잘 맞습니다.

📌 LUFS와 LU

LUFS는 절대 수치, LU는 차이를 말할 때 씁니다. "-12 LUFS"는 위치, "3 LU 크다"는 간격이에요. dB와 dBFS의 관계와 같습니다.

② 세 종류의 LUFS 🕐

그런데 라우드니스 미터를 열어보면 LUFS라는 숫자가 하나가 아닙니다. 재는 구간이 달라서 그래요.

🔹 모멘터리 (Momentary) — 최근 0.4초.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큰가. 빠르게 움직입니다

🔹 숏텀 (Short-term) — 최근 3초. 한 구절 정도 되는 구간입니다. 벌스와 후렴의 차이를 볼 때 씁니다

🔹 인테그레이티드 (Integrated) — 곡 전체 평균. 플랫폼이 보는 게 이겁니다.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생해야 확정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있습니다. LRA(Loudness Range) 는 곡 안에서 크기가 얼마나 출렁이는지를 나타냅니다. 값이 작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평평한 것이고, 크면 조용한 데와 큰 데의 차이가 뚜렷한 겁니다. 클래식이나 재즈는 크게 나오고, 눌러 만든 EDM은 작게 나옵니다.

📌 인테그레이티드는 무음을 빼고 잽니다

곡 앞뒤의 고요한 부분이 평균을 깎아내리지 않도록, 일정 기준 이하로 조용한 구간은 계산에서 제외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인트로가 길어도 값이 이상하게 낮아지지 않아요.

방금 LRA가 작게 나오는 예로 "눌러 만든 EDM"을 들었는데, 곡을 그렇게까지 누르게 된 데는 30년쯤 되는 사연이 있습니다.

③ 음압 경쟁이 끝난 이유 📉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음반 업계에는 "크게 만들면 이긴다" 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유가 있었어요. 라디오에서 앞뒤 곡보다 크면 더 잘 들리고, 매장에서 CD를 비교 청취하면 큰 쪽이 좋게 들립니다. 사람 귀는 조금 더 큰 소리를 그냥 더 좋은 소리로 착각하거든요. 그래서 리미터를 점점 세게 걸었습니다. 파형이 벽돌처럼 네모나질 때까지요.

대가는 다이나믹이었습니다. 드럼이 때리는 맛이 사라지고, 오래 들으면 귀가 피로해지는 음반이 늘었습니다.

그러다 스트리밍이 등장하면서 이 경쟁이 구조적으로 무의미해졌습니다. 플랫폼이 재생 시점에 모든 곡을 같은 크기로 맞춰버리니까요. 크게 만들어 올려도 플랫폼이 도로 내립니다. 결국 남는 건 눌러서 잃어버린 다이나믹뿐이에요.

그 "도로 내린다"는 동작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보면, 우리가 손댈 여지가 어디에 남아 있는지도 같이 보입니다.

④ 플랫폼은 어떻게 맞추나 🎚️

스포티파이가 문서를 제일 자세히 공개해 두었으니 이걸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재생 시점에 트랙을 -14 LUFS에 맞춥니다. ITU 1770 규격을 따른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중요한 건 업로드한 파일 자체를 건드리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재생할 때 게인만 조절합니다.

방향은 양쪽 다 있습니다.

🔹 큰 마스터는 내립니다 — 그냥 볼륨을 내리는 것이라 왜곡은 생기지 않습니다

🔹 작은 마스터는 올립니다 — 다만 무조건 올리지는 않아요. 트랙의 헤드룸을 보고, 손실 압축 코덱을 위해 1dB를 남겨둡니다. 공식 문서의 예를 그대로 옮기면, 트랙이 -20 LUFS이고 트루 피크 최대가 -5dBFS라면 -16 LUFS까지만 올립니다

프리미엄 사용자는 재생 음량 기준을 직접 고를 수도 있습니다. Loud는 -11, Normal은 -14, Quiet는 -19 LUFS입니다. Loud로 들으면 트루 피크와 무관하게 그 크기로 맞추기 때문에, 조용하고 다이내믹한 곡에는 리미터가 걸립니다.

앨범 단위 처리도 알아둘 만합니다. 앨범을 통째로 재생하면 앨범 전체를 하나로 보고 같은 보정값을 적용해요. 그래서 조용하게 만든 수록곡은 의도대로 조용하게 남습니다. 반면 셔플하거나 플레이리스트로 들으면 트랙 단위로 맞춥니다.

다른 곳들은 대략 이렇습니다. 유튜브, 타이달, 아마존 뮤직이 -14 근처, 애플 뮤직은 조금 더 조용한 -16 근처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플은 사운드 체크라는 이름으로 부릅니다. 이 숫자들은 공식 문서가 스포티파이만큼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바뀌기도 하니, 기준점 정도로 보시는 게 좋습니다.

📌 정규화가 안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포티파이 문서에 따르면 웹 플레이어와 일부 외부 기기(TV, 스피커 등)에서는 정규화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설정에서 끌 수도 있고요.

여기까지가 음량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스트리밍에서 생기는 사고는 음량보다 피크 쪽에서 더 자주 터집니다.

⑤ 트루 피크 — 0을 안 넘겼는데 왜 찌그러지나 ⚠️

디지털 오디오는 파형을 점으로 찍어서 저장합니다. 44.1kHz면 1초에 4만 4100번이죠. 재생할 때는 이 점들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다시 이어줍니다.

문제는 점과 점 사이에서 실제 곡선이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찍힌 점은 전부 0dBFS 이하인데, 이어놓은 곡선의 꼭대기는 0을 넘어가는 상황이 생겨요. 이걸 인터샘플 피크라고 합니다.

DAW 미터는 점만 보기 때문에 이걸 놓칩니다. 트루 피크 미터(dBTP) 는 점 사이를 계산해서 실제 최고점을 알려줘요.

여기에 코덱이 하나 더 얹힙니다. 스트리밍은 원본을 그대로 보내지 않고 손실 압축을 거칩니다. 압축했다가 다시 펴는 과정에서 파형이 미세하게 달라지고, 0dBFS에 딱 붙여놨던 부분이 넘어가면서 찌그러집니다. 내 컴퓨터에서는 멀쩡했는데 스트리밍에서만 지직거리는 경우가 이겁니다.

그래서 스포티파이 문서의 권고가 명확합니다. -1dBTP 아래로 유지할 것. 그리고 마스터가 -14 LUFS보다 크다면 -2dBTP 아래로 두라고 합니다. 큰 트랙일수록 인코딩 왜곡에 취약하다는 이유예요.

⑥ 그래서 몇으로 맞춰야 하나 🎯

지금까지 나온 숫자를 한 줄로 합치면 이렇습니다.

기준점은 -14 LUFS 인테그레이티드, 트루 피크 -1dBTP. 스포티파이 문서가 직접 권고하는 값이고 유튜브·타이달·아마존도 비슷하니 하나로 커버됩니다.

다만 이걸 규칙처럼 지킬 필요는 없습니다. 몇 가지 경우를 보겠습니다.

🔹 -14보다 크게 만들어도 됩니다 — 눌러서 나오는 질감 자체가 장르의 일부인 경우가 있어요. 라우드한 록, 하드코어 계열, 일부 힙합이 그렇습니다. 플랫폼이 내리긴 하지만 눌린 질감은 남습니다. 대신 트루 피크를 -2dBTP로 더 확보하세요

🔹 -14보다 작아도 됩니다 — 조용한 곡을 억지로 -14까지 끌어올리면 다이나믹만 잃습니다. 게다가 플랫폼이 올려주더라도 헤드룸을 보고 부분적으로만 올려요. 음악적으로 맞는 음량이 먼저입니다

🔹 앨범이라면 곡별로 -14를 맞추지 마세요 — 앨범 안에서의 음량 관계가 무너집니다. 앨범 전체의 균형을 잡고, 앨범 평균이 대략 그 근처에 오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결국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레퍼런스 곡과 같은 음량으로 맞춰놓고 비교했을 때 내 곡이 더 좋게 들리는가. 음량을 맞추고 비교하면 리미터로 얻은 이득이 사라져서, 남는 건 실제 믹스의 차이뿐이에요.

⑦ 실전 순서 ✅

이 판단을 실제 작업 순서로 옮기면 이렇게 됩니다.

1. 라우드니스 미터를 마스터 버스 맨 끝에 겁니다. 대부분의 DAW에 기본 탑재되어 있고, 없으면 무료 플러그인도 있습니다
2.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생합니다. 인테그레이티드는 전체를 들어야 확정됩니다
3. 인테그레이티드 값과 트루 피크 최대값을 적어둡니다
4. 트루 피크가 -1dBTP를 넘으면 리미터의 실링을 -1.0으로 내립니다. 리미터에 트루 피크 모드가 있으면 켭니다
5. 인테그레이티드가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면, 리미터를 더 조이는 대신 리미터 앞쪽 게인을 먼저 조정합니다. 눌러서 올리는 것과 통째로 올리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6. 레퍼런스 곡을 불러와 두 곡의 음량을 같게 맞춘 뒤 번갈아 듣습니다. 이때도 내 곡이 좋게 들리면 끝난 겁니다
7. 마지막으로 폰 스피커와 이어폰에서 확인합니다. 음량 경쟁과 별개로, 작은 스피커에서 안 들리는 저역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마무리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마지막 단계에서 할 일이 줄었다는 게 답입니다. 라우드니스 정규화 덕분에 "크게 만들어야 이긴다"는 게임이 끝났거든요. 이제 남은 일은 숫자를 억지로 맞추는 게 아니라, 음량을 맞춰놓고 비교했을 때 이기는 소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준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14 LUFS 근처, 트루 피크는 -1dBTP 아래. 그리고 이 숫자는 규칙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것도요.

#DTM #음악제작 #홈레코딩 #마스터링 #믹싱 #LUFS #라우드니스 #스트리밍 #음압 #리미터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8천 달러 건반과 2단 랙 — 이뮬레이터와 아카이 S 시리즈가 싸운 10년

보코더와 토크박스 차이 — 왜 다르게 들릴까

오르간 회사가 거절한 스피커 — 해먼드 오르간과 레슬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