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가 밋밋할 때 — 코러스·플랜저·페이저

신스 패드를 깔았습니다. 코드도 맞고 음색도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 틀어놓으면 소리가 그냥 멈춰 있는 것 같습니다. 클린 톤 기타 아르페지오도 마찬가지예요. 음은 다 맞는데 어딘가 데모 같습니다.

EQ를 만져도, 리버브를 늘려도 해결이 안 됩니다. 공간은 넓어지는데 소리 자체는 여전히 가만히 있거든요.

이럴 때 부족한 건 대개 움직임입니다. 그리고 소리에 움직임을 넣는 가장 오래된 도구가 코러스, 플랜저, 페이저예요. 묶어서 모듈레이션 이펙트라고 부릅니다. 이름은 셋인데 뿌리는 하나입니다.

① 셋 다 같은 발상에서 나왔다 🌀

세 이펙트가 하는 일은 똑같이 세 단계입니다.

🔹 나눈다 — 들어온 소리를 둘로 나눕니다. 하나는 원음 그대로 둡니다

🔹 흔든다 — 나머지 하나, 그러니까 복사본을 천천히 계속 변하게 만듭니다

🔹 섞는다 — 원음과 복사본을 다시 합칩니다

여기서 복사본을 흔드는 손 역할을 하는 게 LFO입니다. Low Frequency Oscillator, 귀에 음으로 들리지 않을 만큼 느린 파형이에요. 느리면 몇 초에 한 번, 빨라야 1초에 몇 번 오르내리면서 노브를 대신 돌려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럼 셋은 뭐가 다를까요. 복사본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다릅니다.

🔹 코러스 — 복사본을 15~30ms쯤 늦추고, 그 늦추는 시간을 흔듭니다

🔹 플랜저 — 복사본을 1~10ms만 늦추고, 나온 소리 일부를 다시 입력으로 돌려보냅니다(피드백)

🔹 페이저 — 늦추지 않습니다. 대신 올패스 필터라는 회로에 통과시킵니다

ms는 1000분의 1초입니다. 숫자는 자료마다 조금씩 달라요. 코러스를 20~50ms로 잡는 곳도 있고, 플랜저를 0.5~15ms로 잡는 곳도 있습니다. 딱 잘린 경계가 있는 게 아니라 짧을수록 플랜저, 길수록 코러스라고 보면 됩니다.

② 코러스 — 한 명을 여럿처럼 🎸

코러스는 이름 그대로 합창에서 온 말입니다. 여러 사람이 같은 음을 부르면 타이밍과 음정이 조금씩 달라서 소리가 두꺼워지잖아요. 그걸 한 대의 악기로 흉내 내는 겁니다.

원리는 이렇습니다. 복사본을 수십 ms 늦춘 다음, 그 딜레이 타임을 LFO로 늘였다 줄였다 합니다. 딜레이 타임이 줄어드는 동안에는 복사본의 음정이 살짝 올라가고, 늘어나는 동안에는 살짝 내려가요. 구급차가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 사이렌 높이가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렇게 음정이 미세하게 오르내리는 복사본이 원음과 섞이면 두 사람이 같이 연주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코러스가 독립된 이펙터로 자리 잡은 건 롤랜드 덕분입니다. 1975년에 나온 기타 앰프 JC-120 재즈 코러스에 코러스 회로가 들어 있었는데, 이게 인기를 끌자 그 회로만 떼어내 이듬해 페달로 내놨어요. 그게 BOSS CE-1 코러스 앙상블(1976)이고, BOSS라는 브랜드의 첫 페달이기도 합니다.

롤랜드 JC-120의 조작부. 오른쪽 스위치로 비브라토(VIB)와 코러스(CHORUS)를 고릅니다

롤랜드 JC-120의 조작부. 오른쪽 스위치로 비브라토(VIB)와 코러스(CHORUS)를 고릅니다 / 출처: Skimel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 Roland JC-120 Jazz Chorus — 롤랜드 공식

CE-1은 크고 전원 코드가 달린 장비였습니다. 1979년에 지금 익숙한 크기의 CE-2가 나오면서 코러스는 80년대 기타 사운드를 대표하는 이펙트가 됩니다. 노브는 Rate와 Depth 두 개뿐이었어요.

BOSS CE-2 코러스(1979). 노브 두 개로 80년대 클린 톤을 만든 페달입니다

BOSS CE-2 코러스(1979). 노브 두 개로 80년대 클린 톤을 만든 페달입니다 / 출처: Kuriosatempel /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코러스 걸린 기타가 어떤 소리인지는 이 곡 인트로가 제일 빠릅니다. 커트 코베인은 일렉트로 하모닉스 Small Clone이라는 코러스 페달을 썼고, 지금도 이 페달 얘기가 나오면 이 곡부터 나옵니다.

▶ Nirvana - Come As You Are — 첫 음부터 나오는 기타 리프. 음이 물결치듯 살짝 흔들립니다

일렉트로 하모닉스 Small Clone. 노브 하나와 깊이 스위치 하나가 전부입니다

일렉트로 하모닉스 Small Clone. 노브 하나와 깊이 스위치 하나가 전부입니다 / 출처: Sky99 /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 Electro-Harmonix Small Clone — EHX 공식

코러스는 기타만의 것이 아닙니다. 신디사이저에서는 오히려 더 큰 역할을 했어요. 1982년에 나온 롤랜드 Juno-60은 가격을 낮추느라 오실레이터가 한 보이스에 하나뿐이었습니다. 오실레이터 두 개를 살짝 어긋나게 겹쳐서 두께를 내던 다른 신스에 비하면 소리가 얇을 수밖에 없었죠. 롤랜드는 그 약점을 내장 코러스로 메웠고, 결과적으로 그 코러스가 Juno의 상징이 됐습니다. 버튼은 두 개, LFO 속도는 각각 0.4Hz와 0.6Hz로 아주 느립니다.

▶ a-ha - Take On Me — Juno-60이 쓰인 대표적인 히트곡입니다. 80년대 신스팝 특유의 넓게 퍼지는 건반 소리를 들어보세요

스튜디오 쪽 명기는 롤랜드 Dimension D(SDD-320)입니다. 1979년에 나온 랙 장비인데, Rate도 Depth도 없이 버튼 네 개가 전부예요. 보통 코러스처럼 출렁이는 느낌이 거의 없고, 소리가 그냥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그래서 보컬이나 건반에 "걸린 티 안 나게" 쓰는 용도로 80년대 스튜디오에 널리 퍼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롤랜드 SDD-320 Dimension D. 나란히 붙은 모드 버튼이 조작의 거의 전부입니다

롤랜드 SDD-320 Dimension D. 나란히 붙은 모드 버튼이 조작의 거의 전부입니다 / 출처: Justin De La Ornellas, Clusternote /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③ 플랜저 — 제트기 소리의 정체 ✈️

딜레이 타임을 몇 ms까지 줄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정도로 짧으면 귀는 복사본을 따로 듣지 못해요. 대신 음색이 바뀝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복사본이 1ms 늦게 나온다고 해보죠. 500Hz 소리는 한 번 떨리는 데 2ms가 걸리니까, 1ms 늦은 복사본은 정확히 반 주기 어긋나서 원음과 서로 지워집니다. 반대로 1kHz는 딱 한 주기 어긋나서 더 커지고요. 이런 식으로 500Hz, 1.5kHz, 2.5kHz…가 줄줄이 꺼지고 그 사이는 솟아오릅니다. 주파수 그래프가 빗살 모양이 돼서 콤 필터라고 부릅니다.

플랜저는 이 빗살을 LFO로 위아래로 쓸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 이펙트입니다. 그게 "슈우웅" 하는 제트기 소리로 들려요. 여기에 피드백을 더하면 빗살의 골과 봉우리가 더 날카로워지면서 금속성 울림이 붙습니다. 코러스에는 보통 없는, 플랜저만의 노브입니다.

플랜저는 원래 테이프로 만들던 효과입니다. 같은 녹음을 테이프 머신 두 대에 걸어 동시에 재생하고, 한쪽 릴의 테두리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서 아주 조금 늦춥니다. 이 릴의 테두리를 영어로 플랜지(flange)라고 해요. 이름이 여기서 왔다고들 설명합니다. 다른 설도 있긴 합니다.

비슷한 실험은 레스 폴이 1950년대 초에 이미 했지만, 이 소리가 팝에서 유행한 건 1967년입니다. 런던 올림픽 스튜디오의 엔지니어 조지 치키안츠(George Chkiantz)가 다듬은 방법이 스몰 페이시스의 싱글에 쓰이면서 널리 알려졌어요.

▶ Small Faces - Itchycoo Park — 후렴이 끝날 때마다 나오는 브리지에서 곡 전체가 "슈우웅" 하고 휩쓸립니다. 테이프 두 대로 만든 소리입니다

같은 해 같은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 에디 크레이머는 이걸 스테레오로 걸었습니다. 스테레오 플랜징의 첫 사례로 꼽히는 녹음입니다.

▶ Jimi Hendrix - Bold as Love — 곡이 끝난 줄 알았다가 다시 시작되는 코다. 소리 전체가 좌우로 소용돌이칩니다

테이프 머신 두 대를 붙잡고 있어야 하는 이 작업은 70년대에 회로로 바뀝니다. 1975년 이븐타이드가 스튜디오용 Instant Flanger를, 1976년 일렉트로 하모닉스가 첫 페달형 플랜저 Electric Mistress를 내놨어요.

그리고 이 Electric Mistress가 재미있는 오해를 하나 남겼습니다. 더 폴리스의 앤디 서머스는 코러스 기타 하면 먼저 꼽히는 사람인데, 「Walking on the Moon」의 그 반짝이는 코드는 사실 Electric Mistress, 그러니까 플랜저로 낸 소리입니다. 2023년 일렉트로 하모닉스가 이 곡 이름을 붙인 서머스 시그니처 플랜저를 내놨을 때, 정작 본인은 "누가 이걸 플랜저라고 부르나, 나라면 코러스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예요.

▶ The Police - Walking On The Moon — 베이스 리프 사이마다 떨어지는 기타 코드. 코러스처럼 들리지만 플랜저입니다

이 일화가 알려주는 건 하나입니다. 플랜저도 얕게 걸고 피드백을 줄이면 코러스처럼 들립니다. 둘은 같은 원리의 양 끝이지 전혀 다른 물건이 아니에요.

반대로 플랜저를 플랜저답게 쓴 예는 이쪽입니다. 에디 밴 헤일런이 MXR M-117 플랜저를 건 리프예요.

▶ Van Halen - Unchained — 메인 리프 중간중간, 코드가 휘어지듯 쓸려 내려가는 부분

④ 페이저 — 딜레이 없이 골을 판다 🌊

페이저는 겉으로 들으면 플랜저와 비슷한데, 속은 다릅니다. 딜레이를 쓰지 않아요.

대신 올패스 필터를 씁니다. 올패스 필터는 이름처럼 모든 주파수를 같은 음량으로 통과시킵니다. 음량은 안 건드리고 위상만 돌려요. 위상은 파형이 한 주기 안에서 지금 어디쯤 와 있느냐를 말하는데, 올패스 필터는 이걸 주파수마다 다른 만큼씩 밉니다.

이 소리만 들으면 원음과 구별이 거의 안 됩니다. 그런데 원음과 섞으면 위상이 정반대가 된 주파수만 서로 지워져서 골이 생겨요. 이 골을 LFO로 움직이는 게 페이저입니다.

플랜저와의 차이는 골의 개수와 간격에 있습니다.

🔹 플랜저 — 골이 수십 개,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하게 늘어섭니다

🔹 페이저 — 골이 몇 개뿐이고 간격도 불규칙합니다. 올패스 필터를 몇 단 쌓았느냐로 개수가 정해지는데, 4단이면 골이 2개입니다

그래서 페이저는 플랜저보다 덜 금속적이고, 소리가 천천히 숨 쉬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페이저의 역사도 테이프 플랜징에서 시작합니다. 1971년 이븐타이드의 Instant Phaser는 테이프 플랜징을 스튜디오에서 간편하게 흉내 내려고 만든 장비였는데, 딜레이 대신 올패스 필터를 쓰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다른 소리가 나왔어요. 페달로는 MXR Phase 90이 대표입니다. MXR이 처음 만든 페달이고, 1974년 이 페달과 함께 회사가 본격적으로 출발했습니다. 4단짜리 페이저에 노브는 속도 조절 딱 하나입니다.

Phase 90 하면 에디 밴 헤일런입니다. 밴 헤일런은 다른 페이저보다 은은한 점이 좋다고 했고, 솔로에서 기타가 묻히지 않게 하려고 자주 켰다고 해요.

▶ Van Halen - Eruption — 1분 40초짜리 기타 솔로. 음색이 천천히 돌아가듯 변하는 게 Phase 90입니다

MXR EVH Phase 90. 에디 밴 헤일런 기타의 줄무늬를 그대로 입힌 시그니처 모델입니다

MXR EVH Phase 90. 에디 밴 헤일런 기타의 줄무늬를 그대로 입힌 시그니처 모델입니다 / 출처: Art Bromage /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 MXR Phase 90 — 던롭 공식

페이저는 건반과 신스에도 일찍부터 쓰였습니다. 장 미셸 자르는 기타용 페달인 일렉트로 하모닉스 Small Stone에 오르간과 신스를 통과시켜서 그 흐르는 듯한 스트링 사운드를 만들었습니다.

▶ Jean-Michel Jarre - Oxygène, Pt. 4 — 멜로디 뒤에서 천천히 굽이치는 스트링 패드

⑤ 노브 네 개만 알면 된다 🎛️

모듈레이션 플러그인은 생김새가 달라도 노브는 거의 같습니다.

🔹 Rate(Speed) — LFO가 흔드는 속도입니다. 느리면 서서히 변하고, 빠르면 떨립니다. 처음엔 느린 쪽에서 시작하세요. Juno-60의 코러스가 0.4~0.6Hz, 그러니까 대략 2초에 한 번 오르내리는 정도였습니다

🔹 Depth(Width) — 얼마나 크게 흔드느냐입니다. 코러스에서 이걸 올리면 음정이 출렁이는 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멀미가 나면 Depth가 과한 겁니다

🔹 Feedback(Resonance, Regen) — 나온 소리를 다시 넣는 양입니다. 플랜저와 페이저에 있고, 올릴수록 날카롭고 금속적으로 변합니다

🔹 Mix — 원음과 복사본의 비율입니다. 골이 가장 깊게 파이는 건 50:50일 때예요. 효과를 줄이고 싶으면 Rate나 Depth보다 Mix를 먼저 내리는 게 빠릅니다

Rate와 Depth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빠르게 흔들 거면 얕게, 깊게 흔들 거면 느리게. 둘 다 올리면 음정이 틀린 것처럼 들립니다.

Mix를 100%로 올려서 복사본만 들으면 어떻게 될까요. 코러스에서 그렇게 하면 원음이 사라지고 음정이 오르내리는 소리만 남습니다. 그게 비브라토예요. CE-1에 비브라토 모드가 같이 달려 있던 것도 그래서입니다.

⑥ 어디에 걸까 🗺️

악기마다 잘 맞는 이펙트와 조심할 점이 다릅니다.

🔹 클린 톤 기타 — 코러스가 가장 잘 맞는 자리입니다. 아르페지오나 길게 끄는 코드에 걸면 바로 넓어져요. 배음이 많은 드라이브 톤에서는 페이저나 플랜저의 골이 더 또렷하게 들립니다

🔹 신스 패드·스트링 — 길게 끄는 소리일수록 효과가 큽니다. 느린 코러스나 느린 페이저를 걸면 가만히 있던 패드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해요

🔹 보컬 — 메인 보컬에 대놓고 걸면 80년대풍으로 들리기 쉽습니다. 배경 보컬에 살짝 걸거나, 센드로 보내서 원음 밑에 조금만 섞는 식으로 씁니다

🔹 베이스 — 여기가 제일 조심할 자리입니다. 저음의 음정과 위치가 흔들리면 곡 전체의 중심이 흐려져요. 베이스용 코러스 페달이 저역은 그대로 두고 그 위쪽에만 효과를 거는 구조로 만들어지는 이유입니다. 플러그인에서도 저역을 빼고 거는 옵션이 있으면 켜두세요

한 가지 요령. 모듈레이션은 길게 이어지는 소리에서 잘 들리고, 짧게 끊어지는 소리에서는 거의 안 들립니다. 스타카토로 치는 리프에 코러스를 걸어놓고 "왜 안 걸리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흔들릴 시간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⑦ 넓어지는 이유, 그리고 모노 🎧

코러스를 켜면 소리가 좌우로 확 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레오 코러스가 왼쪽과 오른쪽을 서로 다르게 흔들기 때문이에요. 양쪽 LFO의 타이밍을 어긋나게 해서, 왼쪽 음정이 올라갈 때 오른쪽은 내려가는 식입니다. 좌우가 달라지니 귀는 그걸 폭으로 느낍니다.

JC-120은 방법이 더 단순합니다. 스피커가 두 개인데, 코러스를 켜면 한쪽에서는 원음만, 다른 쪽에서는 흔들린 소리만 나옵니다. 둘이 회로 안이 아니라 방 안의 공기 중에서 섞이는 거죠.

문제는 이렇게 만든 폭이 모노로 합치면 그대로 남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폭이 사라지는 건 당연하고, 플러그인에 따라서는 효과가 거의 안 들리게 되거나 반대로 음이 더 깊게 깎이기도 합니다. 휴대폰 스피커나 매장 스피커처럼 사실상 모노로 재생되는 환경에서 패드가 갑자기 작아졌다면 이쪽을 의심해보세요.

확인은 어렵지 않습니다.

🔹 모노로 한 번 듣는다 — 마스터를 모노로 바꾸고 이펙트를 껐다 켜봅니다. 켰을 때 소리가 작아지거나 얇아지면 Mix나 Depth를 줄입니다

🔹 중심 악기는 좁게 — 베이스, 메인 보컬처럼 가운데를 지켜야 하는 소리에는 모노 코러스를 쓰거나 폭을 줄여서 겁니다

🔹 넓히는 건 한두 트랙만 — 패드도 기타도 건반도 전부 스테레오 코러스면 오히려 다 같이 뭉개집니다. 넓게 들리는 소리가 있으려면 옆에 좁은 소리가 있어야 합니다

⑧ 플러그인으로는 무엇을 쓰나 💻

먼저 DAW에 들어 있는 것부터 써보세요. 로직이든 에이블톤이든 큐베이스든 코러스·플랜저·페이저는 기본으로 다 들어 있고, 원리를 익히기엔 그걸로 충분합니다.

명기 소리가 궁금하다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 TAL-Chorus-LX — Juno-60의 코러스를 재현한 무료 플러그인입니다. 버튼 두 개뿐이라 고민할 게 없어요

🔹 Arturia Chorus DIMENSION-D — Dimension D를 재현한 플러그인입니다. 버튼 네 개 구성도 그대로입니다

🛒 Arturia Chorus DIMENSION-D — 아투리아 공식

🔹 Valhalla SpaceModulator — 무료 플랜저입니다. 테이프 플랜징처럼 복사본이 원음을 앞질러 가는 스루 제로 플랜징도 됩니다

🔹 Soundtoys PhaseMistress — 페이저 전문 플러그인입니다. 단 수를 바꿔가며 골 개수가 소리를 어떻게 바꾸는지 들어보기 좋습니다

🛒 Soundtoys PhaseMistress — 기어라운지

하드웨어 페달도 여전히 현역입니다. MXR Phase 90과 일렉트로 하모닉스 Small Clone은 지금도 생산되고, BOSS는 CE-2를 CE-2W라는 이름으로 다시 내놨어요.

자주 나오는 질문

Q. 셋을 소리만 듣고 구별하는 요령이 있나요?

A. 음정이 살짝 출렁이면서 넓어지면 코러스, "슈우웅" 하고 제트기처럼 쓸고 지나가면 플랜저, 음정은 그대로인데 음색만 천천히 열렸다 닫혔다 하면 페이저입니다. 다만 얕게 건 플랜저와 코러스는 프로도 헷갈립니다. 앤디 서머스 본인이 그랬으니까요.

Q. 리버브나 딜레이와는 어떤 순서로 거나요?

A. 보통 모듈레이션을 먼저, 리버브·딜레이를 뒤에 겁니다. 흔들린 소리에 공간을 입히는 쪽이 자연스럽거든요. 반대로 걸면 리버브까지 통째로 흔들려서 훨씬 과하게 들립니다. 그 소리가 필요해서 일부러 그렇게 거는 경우도 있습니다.

Q. Rate는 곡 템포에 맞춰야 하나요?

A. 코러스는 안 맞춰도 됩니다. 느리게 흔들리는 건 박자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들려요. 플랜저나 페이저처럼 쓸고 올라가는 게 뚜렷하게 들리는 이펙트는 템포에 맞추면 곡과 같이 숨 쉬는 느낌이 납니다. 한 마디나 두 마디에 한 번 도는 정도부터 해보세요.

Q. 마스터 트랙에 걸어도 되나요?

A. 믹스 전체에 거는 건 「Itchycoo Park」처럼 특정 구간을 효과로 연출할 때 정도입니다. 계속 걸어두면 저음이 흔들리고 모노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브레이크나 전환 구간에 한두 마디만 거는 식으로 쓰세요.

마무리

처음의 그 밋밋한 패드로 돌아가 봅니다. 필요했던 건 더 좋은 음원이 아니라 복사본 하나와 그걸 천천히 흔드는 손이었을 수 있어요.

수십 ms 늦춰서 흔들면 코러스, 몇 ms로 줄이고 피드백을 넣으면 플랜저, 딜레이 대신 올패스 필터를 쓰면 페이저. 테이프 릴을 손가락으로 누르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바뀐 건 그 손이 사람에서 LFO로 넘어갔다는 것뿐입니다.

오늘은 밋밋하게 들리던 트랙 하나에 코러스를 걸고, Mix를 0에서 천천히 올려보세요. 걸린 게 들리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조금만 내리면 거기가 대개 맞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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