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을 다 돌려놨는데도 믹스가 좁을 때 — 패닝과 LCR

트랙마다 팬은 다 돌려놨습니다. 기타는 왼쪽 30, 건반은 오른쪽 20, 코러스는 좌우 45, 패드는 오른쪽 15.

그런데 틀어보면 전부 가운데 근처에 뭉쳐 있어요. 분명히 다 다른 자리에 놨는데, 어느 악기가 어디 있는지 손으로 가리킬 수가 없습니다. 레퍼런스 곡은 기타가 "저기 왼쪽"에 딱 서 있는데 말이죠.

플러그인이 모자라서 생기는 일이 아닙니다. 팬 노브를 어떻게 썼느냐의 문제예요. 팬은 믹서에서 가장 단순한 노브인데, 그 안에 팬 로, 밸런스 팬과 스테레오 팬, LCR 같은 이야기가 꽤 많이 들어 있습니다.

① 팬 노브가 하는 일 🎛️

팬 노브는 소리를 옮기는 장치가 아닙니다. 한 소리를 왼쪽 스피커와 오른쪽 스피커에 얼마씩 나눠 보낼지 정하는 음량 조절기 두 개가 한 축에 묶여 있는 거예요.

🔹 가운데 — 좌우에 똑같이 보냅니다. 가운데에는 스피커가 없는데도 소리는 두 스피커 사이에서 나는 것처럼 들립니다. 이걸 팬텀 센터라고 합니다

🔹 왼쪽 끝 — 왼쪽 스피커에만 보냅니다

🔹 그 사이 — 한쪽을 조금 더 크게 보냅니다. 큰 쪽으로 소리가 쏠려 들립니다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가운데에 둔 소리는 스피커 두 개에서 동시에 나오니까, 한쪽 끝에 둔 소리보다 크게 들려요. 같은 신호가 두 스피커에서 나오면 귀에는 약 3dB 크게 들리고, 두 채널을 전기적으로 합치면 6dB 커집니다.

그러면 소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길 때 가운데를 지나는 순간 음량이 불룩 솟게 됩니다. 이걸 보정하는 규칙이 팬 로(pan law)입니다.

② 팬 로 — 가운데를 얼마나 줄일까 📐

팬 로는 팬이 가운데에 있을 때 음량을 몇 dB 줄일지 정한 값입니다. 흔히 쓰는 값은 세 가지예요.

🔹 −3 dB — 스피커로 들을 때 어느 자리에서나 음량이 같게 들리도록 맞춘 값입니다. 스테레오 스피커로만 들을 음악이라면 이쪽이 이론상 맞습니다

🔹 −6 dB — 좌우를 모노로 합쳤을 때 어느 자리에서나 음량이 같도록 맞춘 값입니다. 라디오·TV처럼 모노로 합쳐질 일이 많은 방송 쪽 기준이에요

🔹 −4.5 dB — 둘의 중간값입니다. 스피커로 듣든 모노로 합치든 오차가 크지 않아서 믹싱 콘솔에 많이 쓰였습니다

0 dB는 보정을 아예 안 하는 설정입니다. 이때는 가운데를 지날 때 소리가 커집니다.

숫자가 여러 개라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신경 쓸 일은 많지 않습니다. 사운드 온 사운드의 기술 편집자 휴 롭존스는 팬 로가 의미를 갖는 건 소리를 실제로 움직일 때뿐이라고 설명합니다. 한자리에 고정해 둔 트랙은 어차피 페이더로 음량을 맞추니까, 팬 로가 무엇이든 그 차이는 페이더에 이미 들어가 있어요.

팬 로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둘입니다.

🔹 팬을 움직일 때 — 오토메이션으로 소리를 좌우로 옮기거나 오토팬을 걸 때, 팬 로에 따라 가운데에서 음량이 솟거나 꺼집니다

🔹 프로젝트를 다른 DAW로 옮길 때 — 페이더와 팬 값을 똑같이 맞춰도 팬 로가 다르면 밸런스가 미묘하게 달라집니다

③ DAW마다 다른 팬 로 💻

두 번째 경우가 생기는 이유는 DAW마다 팬 로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서입니다. 각 DAW 공식 매뉴얼에 적힌 내용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Pro Tools — 세션 설정(Session Setup)의 Pan Depth에서 −2.5 / −3.0 / −4.5 / −6.0 dB 중에 고릅니다. 새 세션의 기본값은 −3.0 dB입니다. 매뉴얼은 −4.5 dB를 "많은 영국제 아날로그 콘솔의 표준", −6.0 dB를 "완전한 모노 호환을 위한 값"이라고 설명합니다

🔹 Logic Pro — 프로젝트 설정의 오디오 항목에 Pan Law 메뉴가 있습니다. 0 dB, −3 dB, −4.5 dB, −6 dB가 있고, −3·−4.5·−6에는 각각 Compensated 버전이 있어요. Compensated는 가운데를 줄이는 대신 양 끝을 그만큼 올리는 방식입니다

🔹 Ableton Live — 팬 로를 고르는 메뉴가 없습니다. 매뉴얼에 따르면 가운데가 0 dB이고, 끝까지 돌리면 +3 dB가 됩니다

🔹 Cubase — 프로젝트 설정(Project Setup)에 Stereo Pan Law 항목이 있습니다. 0 dB를 고르면 보정이 꺼지고, Equal Power는 팬 위치와 상관없이 신호의 파워가 같게 유지되는 방식입니다

🔹 FL Studio — Circular와 Triangular 두 가지입니다. Circular는 가운데에서 3dB를 줄이고, Triangular는 보정을 하지 않습니다

어느 값이 정답인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킬 건 두 가지입니다.

🔹 작업 도중에 바꾸지 않습니다 — 믹스를 하다가 팬 로를 바꾸면 그동안 잡아둔 밸런스가 틀어집니다

🔹 프로젝트를 주고받을 때는 값을 맞춥니다 — 공동 작업이나 믹스 의뢰로 프로젝트 파일을 넘길 때는 팬 로 설정도 같이 알려줍니다

④ 스테레오 트랙의 팬은 다르게 움직인다 🎹

팬에서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은 사실 팬 로가 아니라 여기입니다. 모노 트랙의 팬과 스테레오 트랙의 팬은 다른 물건이에요.

스테레오로 녹음한 피아노 트랙이 있다고 해보죠. 왼쪽 채널에는 낮은 음이, 오른쪽 채널에는 높은 음이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이 트랙의 팬을 왼쪽으로 돌리면 어떻게 될까요.

기본 설정에서는 피아노가 왼쪽으로 옮겨가지 않습니다. 오른쪽 채널의 음량이 줄어들 뿐이에요. 끝까지 돌리면 오른쪽 채널은 아예 사라지고, 높은 음이 빠진 피아노가 왼쪽에서만 납니다. 이게 밸런스 팬입니다.

🔹 밸런스 팬 — 좌우 채널의 음량 비율만 바꿉니다. 한쪽으로 돌리면 반대쪽 채널이 작아집니다

🔹 스테레오 팬(듀얼 팬) — 왼쪽 채널과 오른쪽 채널의 자리를 따로 정합니다. 팬 노브가 두 개 있는 것과 같습니다

Logic Pro는 스테레오 채널 스트립의 기본값이 Balance이고, 팬 노브를 Stereo Pan 모드로 바꿀 수 있습니다. Ableton Live도 기본은 한쪽을 키우면서 반대쪽을 줄이는 방식이고, 팬 노브의 컨텍스트 메뉴에서 Split Stereo Pan Mode를 켜면 좌우 채널을 따로 움직일 수 있어요.

쓰임새는 이렇게 나뉩니다.

🔹 스테레오 건반을 한쪽으로 치우치게 놓고 싶을 때 — 스테레오 팬으로 왼쪽 채널은 왼쪽 끝, 오른쪽 채널은 가운데쯤에 둡니다. 낮은 음과 높은 음이 다 살아 있는 채로 왼쪽 절반에 자리를 잡습니다

🔹 코러스 버스의 좌우 음량이 안 맞을 때 — 이럴 때는 밸런스 팬이 맞는 도구입니다. 자리는 그대로 두고 좌우 크기만 맞추는 거니까요

스테레오 신스 프리셋을 여러 개 쓰는 곡이 좁게 들리는 이유도 대개 여기 있습니다. 스테레오 트랙은 전부 좌우 끝에서 끝까지 퍼져 있어서, 여러 개를 겹치면 모든 악기가 "전체에 다 있는" 상태가 돼요. 자리가 안 나뉩니다. 몇 개는 스테레오 팬으로 폭을 좁혀서 한쪽에 몰아주면 그때부터 자리가 생깁니다.

⑤ 팬 노브가 없던 시절 🕰️

지금은 팬 노브가 당연하지만, 스테레오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유니버설 오디오 610 같은 초기 스테레오 콘솔에는 연속으로 돌아가는 팬 노브가 없었고, 왼쪽 / 양쪽 / 오른쪽 세 칸짜리 스위치만 있었어요. 소리를 놓을 수 있는 자리가 세 군데뿐이었던 겁니다.

게다가 1968년 이전에는 음반 시장에서 스테레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습니다. 믹스는 모노판에 공을 들였고, 스테레오판은 비교적 단순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어요.

비틀스의 첫 앨범 『Please Please Me』(1963)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앨범은 2트랙 테이프에 녹음했는데, 한 트랙에 악기 대부분을, 다른 트랙에 보컬을 담았습니다. 모노 믹스에서 반주와 노래의 균형을 잡기 쉽게 하려는 방식이었어요. 스테레오판은 그 두 트랙을 하나는 왼쪽, 하나는 오른쪽에 그대로 놓고 리버브를 더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반주가, 반대쪽에서는 노래가 나옵니다.

▶ The Beatles - I Saw Her Standing There — 2009년 리마스터 스테레오판. 반주와 노래가 좌우로 갈라져 있습니다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 전시된 EMI REDD.17 콘솔(1950년대)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 전시된 EMI REDD.17 콘솔(1950년대) / 출처: Josephenus P. Riley /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4트랙으로 넘어간 뒤에도 세 자리 배치는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제이 호지슨은 책 『Understanding Records』에서 비틀스의 「A Day in the Life」를 예로 듭니다. 오리지널 스테레오 믹스에서 레논의 목소리가 절이 바뀔 때마다 오른쪽 끝, 가운데, 왼쪽 끝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거예요. 매카트니가 부르는 중간 부분은 오른쪽 끝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The Beatles - A Day in the Life — 2009년 리마스터. 보컬이 가운데에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이 시절 음반을 헤드폰으로 들으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이겁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가운데에 있어야 할 보컬이 한쪽 귀에서만 나니까요.

⑥ LCR 믹싱 — 일부러 세 자리만 쓴다 🎯

팬 노브가 생긴 지금도 일부러 세 자리만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왼쪽 끝(L), 가운데(C), 오른쪽 끝(R). 30이나 50 같은 중간 값은 쓰지 않아요. 이걸 LCR 믹싱이라고 합니다.

사운드 온 사운드는 LCR을 기법이라기보다 마음가짐에 가깝다고 설명합니다. 트랙이 많아지면 전부 들리게 하려고 조금씩 다른 자리에 흩어놓고 싶어지는데, 그러면 듣는 사람 귀에는 방향 없는 덩어리가 되기 쉽다는 거예요. 처음에 말한 그 믹스가 바로 이 상태입니다.

LCR로 놓으면 이런 점이 달라집니다.

🔹 가운데가 빕니다 — 양옆으로 간 악기가 가운데를 비워주니까 보컬과 베이스가 잘 들립니다

🔹 결정이 빨라집니다 — 선택지가 셋뿐이라 "32가 나은가 38이 나은가"로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 문제를 팬으로 숨기지 못합니다 — 두 악기가 부딪힐 때 팬을 조금 틀어서 피하는 길이 없으니, EQ나 편곡으로 제대로 풀게 됩니다

사운드 온 사운드는 이렇게 믹스된 것으로 보이는 음반으로 톰 페티의 『Wildflowers』(1994), 라디오헤드의 『In Rainbows』(2007) 등을 꼽았습니다.

▶ Tom Petty - Wildflowers — 사운드 온 사운드가 LCR 믹스의 예로 꼽은 앨범의 타이틀곡

▶ Radiohead - Jigsaw Falling Into Place — 『In Rainbows』 수록곡

단점도 분명합니다.

🔹 한쪽이 무거워지기 쉽습니다 — 왼쪽 끝에 기타를 놨는데 오른쪽에 놓을 게 없으면 믹스가 기웁니다. 트랙이 적은 곡일수록 그렇습니다

🔹 스테레오로 녹음한 소스는 애초에 세 자리에 안 들어갑니다 — 스테레오 그대로 좌우 끝에 벌릴지, 모노처럼 한 자리에 모을지 정해야 합니다

한쪽이 무거워지는 문제는 푸는 방법이 있어요. 반대편에 같은 파트를 한 번 더 녹음해 놓거나, 그 소리를 모노 리버브나 딜레이로 보내고 리턴을 반대편 끝에 놓는 겁니다. 원래 소리는 여전히 한쪽에서 들리지만, 반대편에 리버브가 깔려서 믹스가 기울지 않습니다.

기타 한 대로 이 배치를 밀어붙인 유명한 사례가 밴 헤일런의 데뷔 앨범(1978)입니다. 이 앨범은 대부분 밴드가 한 번에 같이 연주해 녹음했고, 기타는 왼쪽 채널에 놓여 있습니다. 엔지니어 돈 랜디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기타를 오버더빙할 생각이 없었는데, 그 기타까지 가운데에 두면 밴드 전체가 모노가 돼버린다는 거예요.

▶ Van Halen - You Really Got Me — 기타 한 대를 왼쪽에 놓은 데뷔 앨범의 첫 싱글

⑦ 무엇을 가운데, 무엇을 옆으로 🗺️

그럼 실제로 무엇을 어디에 놓을까요. 출발점은 이렇습니다.

가운데에 두는 것

🔹 리드 보컬 — 곡의 주인공입니다. 어디서 틀어도 가장 안정적으로 들리는 자리가 가운데예요

🔹 베이스와 저역 악기 — 낮은 소리는 방향이 잘 느껴지지 않는 데다, 좌우로 갈라놓으면 모노로 합쳐질 때 힘이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역은 가운데가 관행입니다

옆으로 보내는 것

🔹 두 번 친 리듬 기타 — 같은 파트를 두 번 녹음해 하나는 왼쪽 끝, 하나는 오른쪽 끝에 둡니다. 가장 흔하고 가장 효과가 큰 배치입니다

🔹 기타와 건반 — 기타가 한 대면 건반을 반대편에 둬서 균형을 맞춥니다

🔹 코러스와 화음 — 짝수로 녹음해서 좌우에 나눠 놓습니다. 리드 보컬이 있는 가운데를 비워주는 게 목적입니다

배치할 때 기억해둘 원칙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음역이 비슷한 악기는 반대편에 —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처럼 같은 음역에서 움직이는 악기를 같은 쪽에 놓으면 서로 가립니다

🔹 주고받는 파트는 좌우로 — 두 기타가 서로 다른 프레이즈를 주고받는다면 하나를 가운데, 하나를 옆에 두지 말고 좌우 끝에 마주 보게 놓습니다. 모노로 합쳤을 때도 둘의 음량 관계가 유지됩니다

🔹 벌스는 좁게, 후렴은 넓게 — 벌스에서는 옆에 놓는 악기를 줄여두고 후렴에서 좌우를 채우면, 음량을 올리지 않아도 후렴이 커집니다

드럼은 오버헤드와 탐을 연주자 시점으로 놓을지 관객 시점으로 놓을지만 정해서 통일하면 됩니다.

⑧ 모노로 합쳐보면 📻

좌우를 하나로 합친 모노에서도 믹스가 버티는지는 꼭 확인해야 합니다. 패닝과 관련해서 알아둘 건 한 가지예요. 모노로 합치면 가운데 소리가 양 끝 소리보다 6dB 커집니다.

가운데에 있는 소리는 좌우 채널 양쪽에 다 들어 있어서 합치면 두 배가 되고, 끝에 있는 소리는 한쪽에만 있어서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노에서는 보컬과 베이스가 앞으로 나오고, 좌우 끝에 벌려둔 기타와 코러스가 뒤로 물러납니다.

이건 팬 로를 바꿔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팬 로는 소리를 움직일 때의 음량 변화를 보정하는 규칙이지, 모노로 합쳤을 때의 밸런스를 바꾸는 장치가 아닙니다.

다행히 이 변화는 대체로 곡에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모노에서 커지는 쪽이 보컬과 베이스니까요. 다만 이런 경우는 손을 봅니다.

🔹 좌우 기타가 모노에서 너무 작아질 때 — 끝에서 75 정도로 조금 들여오거나, 가운데에 기타를 한 겹 더 깝니다

🔹 모노에서 갑자기 건조해질 때 — 좌우로 넓게 퍼진 리버브는 모노에서 많이 줄어듭니다. 리버브 리턴의 폭을 조금 좁힙니다

⑨ 헤드폰과 스피커는 다르게 들린다 🎧

같은 패닝인데 헤드폰과 스피커에서 다르게 들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스피커로 들을 때는 왼쪽 스피커 소리가 왼쪽 귀에만 가지 않아요. 조금 늦게, 조금 작게 오른쪽 귀에도 들어갑니다. 왼쪽 끝으로 보낸 소리도 두 귀가 다 듣는 거죠. 그래서 스피커에서는 끝에 놓은 소리가 "왼쪽 스피커 근처"에 자연스럽게 서 있습니다.

헤드폰에서는 왼쪽 유닛의 소리가 오른쪽 귀로 건너갈 길이 없습니다. 왼쪽 끝으로 보낸 소리는 왼쪽 귀에서만 나요. 소리가 머리 안쪽, 귀에서 귀를 잇는 선 위에 늘어서는 느낌도 여기서 옵니다.

패닝을 할 때 이 차이는 이렇게 작용합니다.

🔹 같은 팬 값이 더 넓게 들립니다 — 좌우가 섞이지 않으니 헤드폰 쪽이 폭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헤드폰으로만 작업한 믹스는 스피커에서 생각보다 좁게 들릴 수 있습니다

🔹 한쪽 끝에 혼자 있는 소리가 부담스럽습니다 — 스피커에서는 멀쩡하던 배치가 한쪽 귀만 누르는 느낌이 됩니다

이어폰으로 듣는 사람이 많은 지금은 둘 다 확인해야 합니다. 스피커로 자리를 잡고, 헤드폰으로 한쪽 귀만 피곤한 구간이 없는지 봅니다. 그런 구간이 있으면 반대편에 리버브 리턴이나 짝이 되는 파트를 놓아줍니다.

⑩ 오토팬 — 움직이는 팬 🔄

마지막은 팬을 고정하지 않고 움직이는 경우입니다. 오토팬은 LFO(느리게 반복되는 조절 신호)로 팬을 좌우로 자동으로 흔드는 이펙트예요.

오토팬 소리로 익숙한 악기가 일렉트릭 피아노입니다. 펜더 로즈의 수트케이스 모델에는 내장 앰프와 함께 소리를 스피커 두 개 사이로 오가게 하는 트레몰로가 달려 있었습니다.

펜더 로즈 수트케이스 88. 앰프와 스피커가 든 캐비닛 위에 건반을 얹는 구조입니다

펜더 로즈 수트케이스 88. 앰프와 스피커가 든 캐비닛 위에 건반을 얹는 구조입니다 / 출처: Cliff /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팬을 움직인 유명한 사례는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1969)입니다. 곡 중간의 그 혼란스러운 구간은 지미 페이지와 엔지니어 에디 크레이머가 믹스하면서 직접 만들었어요. 크레이머는 둘이서 작은 콘솔 위를 날아다니며 손에 닿는 노브를 전부 돌렸다고 회상했고, 페이지도 믹스 때 크레이머와 함께 패닝을 다 하고 이펙트를 더했다고 말했습니다.

▶ Led Zeppelin - Whole Lotta Love — 중간 부분의 패닝은 믹스 때 손으로 돌린 것입니다

오토팬을 쓸 때는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 속도는 템포에 맞춥니다 — 박자와 상관없이 흔들리면 멀미 나는 소리가 됩니다. 한 마디나 두 마디에 한 번 오가는 느린 설정부터 시작합니다

🔹 가운데 악기에는 걸지 않습니다 — 리드 보컬이나 베이스가 좌우로 움직이면 곡의 중심이 흔들립니다. 건반, 패드, 효과음, 코러스 한 줄처럼 곁에 있는 소리에 겁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Q. 팬 로는 결국 뭘로 두면 되나요?

A. DAW 기본값 그대로 두면 됩니다. 꼭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사운드 온 사운드의 휴 롭존스는 확신이 없을 때 −4.5 dB가 스피커와 모노 양쪽에 다 무난하다고 조언합니다. 값 자체보다 프로젝트 도중에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LCR로 하면 중간 값은 아예 쓰면 안 되나요?

A. 써도 됩니다. LCR은 출발점이지 규칙이 아니에요. 사운드 온 사운드도 마지막 단계에서 필요하면 끝에 놓은 파트를 75나 50으로 들여와도 된다고 말합니다. 다만 전부 다 들여오면 처음의 그 뭉친 믹스로 돌아가니까, 이유가 있는 트랙만 옮깁니다.

마무리

처음 상황으로 돌아갑니다. 팬은 다 돌려놨는데 가운데에 뭉쳐 있던 믹스.

팬을 안 써서가 아니라 전부 조금씩만 써서 그랬던 겁니다. 30과 20과 15는 스피커 앞에서는 거의 같은 자리예요.

지금 작업 중인 곡을 열어서 한 번만 해보세요. 리드 보컬과 베이스만 가운데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왼쪽 끝 아니면 오른쪽 끝으로 보냅니다. 좌우 무게를 맞춘 다음, 모노와 헤드폰으로 확인하고 거슬리는 것만 안쪽으로 들여옵니다.

60년 전 엔지니어들은 스위치가 세 칸뿐이라 그렇게 했지만, 그 세 칸만으로도 믹스의 자리는 대부분 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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